장애인단체가 청암재단 폐쇄를 요구하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지하철 운행을 약 1시간 동안 막아섰다.
14일 오후 5시 23분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장애인·활동가 40여 명은 대구도시철도 1호선 반월당역에서 설화명곡 방면 역사로 진입하는 차량에 탑승해 지하철 출입문과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못하도록 막았다. 차량 출입문을 닫지 못한 지하철은 약 20분 동안 출발이 지연됐다.
앞서 오후 4시 30분께 단체 관계자 일부가 1호선 칠성시장역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차량 출입문을 막아서, 총 1시간가량 열차 운행이 제한됐다. 이들은 역사의 스크린도어나 차량 내부 등에 ‘수용시설이 아닌 지역사회가 답이다. 탈시설을 권리로 보장하라’, ‘청암재단 인권침해시설 엄중 처분’이라 적힌 손피켓을 부착했다.
오후 5시 40분, 대구시 담당 간부가 시위 현장으로 출발했다는 소식에 이들은 막아서던 출입문에서 벗어나 역사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은 3개 중대 약 200명을 반월당역에 투입했지만, 약 20분 만에 출입문 농성이 종료되면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들은 청암재단의 장애인 시설 종사자가 시설 거주 장애인을 폭행해 인권을 침해했다며,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인권 침해 사건이 같은 시설에서 여러차례 반복되는데도 대구시와 동구가 제대로 조치하지 않는다며, 동구가 시설 폐쇄 명령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금호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청암재단 자체적으로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속히 시설 폐쇄하고, 거주 장애인 자립생활과 시설 종사자 고용 보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구시 면담 후에도 청암재단 폐쇄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음주에도 같은 방법으로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지난 12월 시작한 청암재단 인권실태조사·지도점검 조사를 마쳤고, 조사 내용을 검토 중이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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