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달, TK 총괄선대위원장 선임···민주당 내부 부글부글?

“당내 어른들 걱정 많아···어떤 사람인지 모르냐?”
홍의락, 돌연 “선대위 직책 내려놓겠다“ 밝혀

16:04

박창달 전 국회의원의 전격적인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 후폭풍이 당 안팎에 잇따르고 있다. 박 전 의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국회의원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 겸 대구경북총괄본부장을 맡는 등 40년 넘게 국민의힘 계열 정당 활동을 해왔다. 때문에 오래 민주당 활동을 해온 이들을 중심으로 비토 여론이 형성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의락 전 국회의원이 자신에게 맡겨진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것도 그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25일 오후 박 전 의원과 만나 차기 민주 정부를 성공적으로 수립하는데 함께 노력하는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 후보 측은 박 전 의원이 선대위 대구경북총괄선대위원장 겸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구경북총괄선대위원장은 대구시당 선대위원회와 경북도당 선대위원회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박창달 전 국회의원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박 전 의원의 이재명 후보 지지 소식과 선대위 인선이 알려지자 대구경북 지역 민주당 일각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 지역위원장은 “선배, 고문님들 전화가 많이 오셨다. 다들 걱정이 많으시다”며 “박 전 의원이 얼마나 보수 쪽 지지를 이끌어올지 알 수 없고, 그동안 결이 너무 다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한 지방의원도 “어제, 오늘 기사 봤느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무엇보다 지역과 상의 없이 결정된 것이 개인적으로도 화가 난다. 당 어르신들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느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홍의락 전 의원도 이번 결정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 전 의원은 26일 오전 7시께 자신의 SNS에 “할 말이 없다.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 선대위도 수리 중인 만큼 남부권경제대책위원장 자리도 반납하겠다. 백의종군의 길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이 갑작스럽게 선대위 직책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배경에 박 전 의원 영입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홍의락 전 의원은 26일 오전 돌연 자신에게 맡겨진 선대위 직책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을 비롯해 당내 반발이 가시화되면 당내 분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그리 심각하게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른 지방의원은 “민주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다수 지역 당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는 심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큰 반발이 나오진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김대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우리 당의 후보님과 중앙선대위 결정을 존중한다”며 “중도층과 보수층에 대한 외연 확장에 있어서, 대구경북 정치권 선배로서 역할을 해줄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창달 전 의원은 1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신한국당 전국구 26번째 후보로 등록됐고, 15대 국회의원 임기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2000년에 의원 승계했다. 16대 선거에서 다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대구 동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005년 9월 직을 상실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무소속으로 대구 중남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