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내년부터 유치원 무상급식과 중·고등학교 무상교복 지원을 시작한다. 29일 오전 대구시와 대구교육청, 대구시의회 및 구·군이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2021년 전국적으로 학교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됐고, 유치원 무상급식까지 실시되면서 이제는 급식의 질을 담보하는 게 중요한 관건이 됐다.
28일 대구시는 내년부터 대구 관내 사립 유치원생 2만 5,316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소요 사업비는 136억 100만 원으로 대구교육청, 대구시, 구·군이 각 7대 2대 1 비율로 분담한다. 출생률 감소에 따라 소요 예산은 1식당 2,420원으로 산정해 매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올해 중학교에만 실시했던 무상교복 지원도 고등학교로까지 확대한다. 유치원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교육청, 대구시, 구·군이 예산을 분담한다. 총사업비 117억 9,500만 원으로 관내 중·고 신입생 3만 9,315명에게 30만 원 이내의 교복을 현물로 지원한다.
대구시는 무상교육 정책의 막차를 타곤 했다. 2018년에야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작했고, 2019년 중학교, 2021년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 정책을 확대했다. 2021년에는 대구를 포함해 서울, 경북에서도 모든 고교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면서 전국 모든 학교 무상급식이 실시됐다. (관련기사=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막차 탄 대구, 왜 이렇게 늦었나?(‘18.11.23), 대구시, 전면 무상급식 1년 앞당겨 시행(‘20.10.20))
유치원 무상급식은 2021년 기준으로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제주 등 11개 지역에서 전면 실시되고 있고, 전남과 경북에선 일부 무상급식이 시행 중이다. 서울, 부산, 대구, 경남은 전혀 시행하지 않았다.
대구는 고교 무상급식 확대 결정 후 유치원 무상급식 필요성이 대두됐고, 지난 4월 대구시의회 시정질문 과정에선 권영진 시장과 강은희 교육감이 긍정적인 대답을 내놔 급물살을 탔다. (관련기사=권영진·강은희, “유치원 무상급식 적극 공감”···내년엔 도입될까?(‘21.4.14))
무상급식을 시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남은 숙제는 무상급식의 질을 담보하는 일이다. 안민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오산시)이 지난 6일 공개한 ‘학교 무상급식 2021년 전면 시행 성과와 유치원 무상급식 과제’에 따르면 전국 시·도가 무상급식을 실시하곤 있지만 지역 간 급식단가 차이로 급식 질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은 전국 어디서나 차별 없는 친환경 급식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이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유치원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정부의 책임과 지원 근거를 담은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구의 경우엔 무상급식을 확대하면서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공약이 후퇴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지난 8월 “권영진 시장은 초·중·고 친환경 급식 1식당 지원 단가 목표액을 300원(2022년)으로 공약했다”며 “하지만 2022년 시민공약평가단 회의를 열어 지원 단가를 2021년 260원에서 135원, 2022년 300원에서 140원으로 삭감했다. 삭감 이유는 무상급식 확대에 따른 예산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대구시는 무상급식 확대 때문에 친환경 급식 예산 축소가 불가피하다, 예산 상황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무상급식을 핑계로 친환경 급식 확대를 못 한다는 것은 영락없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다. 대구시는 친환경 급식 지원 공약을 원래대로 이행하고, 학생들이 안전하고 영양가 있는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라고 강조했다.
유치원 무상급식의 경우 안민석 의원실 자료에 근거하면 2021년 기준으로 가장 높은 단가를 적용하는 지자체는 경기도(2,580원)다. 이어서 인천(2,400원), 전북(2,350원), 광주(2,300원)순이다. 다른 지자체가 내년도 단가 인상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대구시는 내년에 1식당 2,420원으로 경기도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 된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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