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본부와 시민사회가 한국게이츠 폐업 사태 해결을 논의할 노정공동협의체 구성을 대구시에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윤종화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장 단식 6일째다.
30일 오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한국게이츠 대구시민대책위, 대구민중과함께 등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정공동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이 시청 농성을 벌인 지 110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들은 노정공동협의회에 노동자가 참여해 노동현안에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구시가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단순히 한국게이츠 해결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 산업전환을 요구한다”며 “사회가 바뀌어도 노동자의 처지가 달라지지 않은 것은 주체로서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게 노정협의회에 노동자가 참여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윤종화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단식 농성에 들어가며 대구시와 마찰이 있었다. 대구시 공무원들이 농성하는 노동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화장실 사용조차 막았다”며 “대구시가 노동자를 보는 인식이 이렇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찮고, 떼쓰는 사람으로 보는데 한국게이츠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대구시의 관심과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 사회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한국게이츠시민대책위 공동대표인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수많은 대선주자들이 대구를 방문하지만, 농성장에 들르지는 않는다. 정치에 정작 민생이 빠져있다”며 “노동자들이 해고 고통을 혼자 감내하는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대구 산업의 미래도 없다. 해고된 노동자 대책이 없는 지방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5일 윤종화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대구시에 한국게이츠 폐업 사태와 자동차 산업전환에 따른 노사정 협의를 포함한 지역협의체·업종별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노조는 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전환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대책 수립 전 과정에 노조의 대등한 참여 보장을 요청했다.(관련기사=금속노조 대구지부장 단식 농성···“권영진, 노정협의체 만들자”(21.08.25))
29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윤종화 지부장의 단식 농성장에 방문해 지부장의 건강을 염려하며 (사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시 일자리투자국 일자리노동정책과 관계자는 “대구시는 오는 9일 민주노총과 공동으로 대구시 노동 현안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열 예정”이라며 “단식 농성이 이뤄지는 상황에 대구시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대구시가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보니 고심스럽다. 노조 쪽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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