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이사장 이정우) 콜센터 노조가 고용노동부의 ‘민간위탁 심층논의 필요사무 타당성 검토 결과에 대한 보완 요구’에 따라 사측이 재논의를 조속히 시작해야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콜센터를 비롯한 재단 이해관계 업체들과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TF를 통해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및 전산 유지·보수 사무 업무를 민간위탁 하기로 한 결정에 관해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존 결정을 취소하고 지난 9일 한국장학재단 측에 보완을 요청했다.
한국장학재단 측은 노동부 의견을 존중하고, 콜센터를 비롯한 한국장학재단 이해관계 용역업체들과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단은 지난 2019년 3월 1차 한국장학재단 노사전협의회를 통해 현행 민간위탁을 유지하는 결정을 한 바 있다. (관련기사=한국장학재단 노조, 민간위탁 타당성 검토 과정 문제제기···노동청 면담(‘21.5.27))
26일 오전 대구 동구 한국장학재단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한국장학재단 콜센터지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의 보완 지적을 받은 민간위탁 심층 논의가 하루빨리 시작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콜센터 노조는 민간위탁 유지를 결정한 2019년 한국장학재단 노사전협의회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근로자 대표 선출 절차, 전문가 위원의 전문성 결여, 편파적인 내·외부위원 구성을 근거로 하여 협의회가 전면 재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염희정 한국장학재단 콜센터지회장은 “2년 주기로 수탁사가 변경될 때마다 고용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근무조건은 더 나빠졌다. 그래서 2019년 12월 결국 노조를 만들게 됐다”며 “정규직 전환 절차 역시 모르고 있다가 2020년 9월 파업을 하면서 뉴스를 보고 내용을 뒤늦게 알았다. 노동부에 이의제기를 한 결과, 노동부는 장학재단이 제출한 민간위탁 유지 결정의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에 결함이 있어 올해 하반기 있을 비정규직 TF에 결과를 다시 제출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특히 염 지회장은 한국장학재단 이정우 이사장이 과거에 쓴 책을 들고 나와 이사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염 지회장은 “이사장님이 쓴 책인 ‘약자를 위한 경제학’ 268페이지에 보면 비정규직 이야기가 나온다”며 “비정규직이 너무 많고, 고용불안과 임금차별 등을 지적했는데 이건 모두 한국장학재단 콜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닌가. 얼마 남지 않은 임기동안 이 문제를 꼭 해결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장학재단 국민소통부 홍보팀 관계자는 “노동부가 주신 의견을 존중한다”며 “콜센터 상담사가 소속된 업체를 포함한 7개 이해관계 그룹과 심도깊은 의견수렴을 해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 권고 사항에 따라 한국장학재단은 하반기에 진행되는 차기 비정규직 대책 TF에 재검토 결정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차기 비정규직 대책 TF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늦어도 12월 전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자회견 후 한국장학재단 관계자와 콜센터 노조 측은 면담을 진행했다. 염 지회장은 “재단은 검토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노조가 요구한 참여권 보장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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