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이 정의로운 산업전환과 한국게이츠 폐업 사태 해결 등을 논의할 노정공동협의체 구성을 대구시에 요구하면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노정공동협의체를 통해 산업전환 시기 대책과 전방위적 노동자 권익을 위한 논의를 대구시가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5일로 한국게이츠가 폐업한 지 14개월,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 19명이 천막농성을 이어온 지 105일차를 맞는다. 대구 노동계는 한국게이츠 문제 해결뿐 아니라 지역 노동 현안 사업장이 대구시와 관련도가 높은 만큼 다가오는 10월 민주노총 총파업을 대구시를 향한 압박 투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대구지부의 단식농성 기자회견도 그 연속성에 있다. 윤종화 지부장이 이날부터 단식에 들어간 후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 지회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이 상황에 따라 후속 단식 농성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길우 본부장은 “지역 노동 현안 사업장 중 대구시와 연관 안 된 게 없다”며 “총파업의 거점이 단식농성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화 지부장도 “대구지부는 산업전환에 따른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고 쟁취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결의했다. 그 시발점이 오늘 단식투쟁이다. 불평등한 사회, 기울어진 운동장을 확실히 바꾸어내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4월 권영진 대구시장, 홍의락 경제부시장 등과 한국게이츠 문제와 자동 산업 전환 대응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하는 면담을 진행했지만 이렇다 할 답을 내지 못했다. 이들은 최근에는 산업전환과 관련해 노정공동협의체 구성을 요청했지만 대구시는 거절하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권영진 대구시장, 한국게이츠 해고자와 첫 면담···성과는?(‘21.4.21)
이들이 노정공동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디지털 자동화, 인구절벽, 기후위기 등 급격한 산업전환 시기에 노동자 참여 없이 기업과 정부 차원의 산업 구조조정이 이어질 경우 노동자가 입을 피해가 클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한국게이츠 사례가 대표적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노정공동협의체를 만들고 금속노조와 소통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돌아온 답은 ‘여러가지 노동정책과 지원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뿐”이라며 “실상은 교육사업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것이 산업전환 과정에서 지역노동자와 대구시민을 위한 정책인지 의문이 든다”고 짚었다.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관계자는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여러 부서가 준비하고 계획도 하고 검토도 하고 있으니 그런 내용이 수합되고 준비되면 노조도 상의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답한 적 있다”며 “구조조정이 여러 분야에 있어서 한 부서에만 해당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수합해 추진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노조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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