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전 미얀마 8888 항쟁에서 군부 독재 청산은 하지 못했어요. 이번에는 단호하게 청산해야 해요. 그런데 상황이 너무 어려워요” (대구 거주 미얀마인 예다나 씨)
미얀마 군부 쿠데타 6개월, 미얀마 항쟁은 성공할 수 있을까. 8일 미얀마 8888 민주항쟁 33주년을 맞아 한국 곳곳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연대 행동이 열렸다. 8888 항쟁이란, 1988년 8월 8일 미얀마 당시 수도 양곤에서 군부에 저항해 일어난 반군부 민중 항쟁이다. 8888 항쟁으로 3,000명 이상의 시민이 사망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군부가 집권한 바 있다.
8일 오후 5시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8888 미얀마 항쟁 연대를 위한 대구경북 공동행동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대구에 거주하는 미얀마인과 한국인 연대자 등 40여 명이 모였다. 이날 집회는 Rise Again Myanmar(라이즈 어게인 미얀마), 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실현을위한대구경북연대회의 등 9개 단체가 주최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미얀마 민중과 연대가 중요하며, 국제 사회와 한국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에는 미얀마 민주진영이 조직한 국민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NUG)를 공식 정부로 인정하고, 현 미얀마 군부와는 단교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가스공사, 이노그룹, 국민연금공단의 사업이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며 사업 중단도 요구했다.
이들은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민중에 대한 학살을 중단하고 구금된 사람을 즉시 석방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말로만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지 말고 실질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곤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대외협력국장은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분들과 연대할 것이다. 한국도 미얀마처럼 군부독재 투쟁하다 많은 사람 죽었다”라며 “우리 노조는 군부의 자금줄 의심되는 미얀마 가스전에 가스공사가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재정권을 도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성민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목사는 “군부에 맞서면 커다란 벽 앞에 있는 것 같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도 결국 문민정부가 들어왔다. 민아웅훌라잉도 처벌받는 날 올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말고, 한 걸음씩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대 집회는 대구뿐만 아니라 서울, 인천, 부천, 수원, 대전, 광주, 광양, 전주, 거제, 울산, 춘천, 제주 등에서도 열렸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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