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대통령 출마 선언 후 경북 안동에 왔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에는 대구에 왔다. 대구 방문은 지난 6월 4일 이후 두 달 새 두 번째다. 이 지사는 2.28민주운동기념탑을 참배하고 전태일 열사 옛집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지사는 대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구는 잠자고 있는 거인 같다”며 개혁적 나라로 만드는데 중심이 되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약 1시간 동안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대구경북의 역사적 진보성, 민주성을 짚으면서 변화를 주문했고, 경제 성장 정책으로서 기본소득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제가 고향이 안동이고 초등학교 마칠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제 태(胎)를 묻은 곳이고 제가 세상을 떠나면 육신을 묻을 곳도 이곳이다. 제가 어떻게 애정이 없겠나”라며 “대구경북은 불행하게도 정치적 선택에서 대리인으로서가 아니라 지배자로 여겨서 지배당한 측면이 있어 아쉬웠다”고 짚었다.
이어 “제가 아는 대구경북은 선비 정신이 살아 있는 개혁의 고장이고 불의에 저항하는 정신이 뚜렷하고 바른 세상을 지향하는 정말로 거인 같은 존재”라며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군사독재 권력의 분할지배 전략에 휘둘린 경향이겠지만, 28년 동안 대한민국 최악의 GRDP를 부끄러워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이 지사는 “대구경북은 정치적으로 올인했다가 실제로 혜택은 커녕 불이익을 받고 있다. 보수 정권이 배려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다”며 “그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치가 주권자를 존중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으면 버림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는 잠자고 있는 거인과 같다”며 “영남이 개혁 정신이 살아 있는, 선비 정신이 살아있는 민주적 국민 중심, 정치의 중심이 되면 좋겠다. 거인이 잠을 깨어서 이 나라를 민주적 나라로 발전하는, 개혁적 나라로 만드는데 중심이 되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근 이른바 ‘백제 발언’이 알려졌고, 지난 1일 출마 선언과 함께 안동을 찾고 한 달 안에 대구를 다시 찾는 등 대구경북에 관심도 높은 것 같다는 물음에는 “지역주의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대구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시던데, 고향 사람이어서 그러겠느냐”며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 일 잘하네, 청렴하네, 약속 지키네, 새로운 정치인이네 하는, 이런 기대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건 지역주의와 관련 없는 거라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