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구는 폭염경보가 발효했다. 정부 관계부처도 합동으로 폭염시간대 작업중지를 권고하는 대응책을 내놨음에도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구에서는 잡초 제거 작업을 하는 기간제근로자들이 한낮에도 업무를 지속하고 있어 열사병 우려도 나온다.
이날 오후 1시~3시경 대구 수성구청 인근 동대구로 중앙분리대 화단에서 잡초 제거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수성구청 소속 기간제근로자로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대부분 5~60대 노동자로 갑작스러운 폭염에 열사병 우려가 제기됐다.
수성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현장에서도 휴식시간을 제공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근로계약서상에는 일을 계속하도록 되어 있어 천천히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일찍 일을 마치면 내가 낸 세금으로 왜 단축근무시키냐며 항의하는 시민들도 있어 아예 작업을 중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25일 정부는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합동으로 ‘폭염 대비 노동자 긴급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8월 말까지 건설현장 6만 여 개소 등 사업장에 열사병 예방 수칙(물, 그늘, 휴식) 및 무더위 시간(14~17시) 작업중지 등이 잘 지켜지는지 집중 지도·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건설현장 뿐만 아니라 옥외 사업장 모두 작업중지 지도 대상이다. 대구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 관계자는 “무조건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권한은 없고, (폭염 시 작업을 하더라도) 처벌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면서 “지자체에도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 폭염 대응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에는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는 직업성 질병에 업무에 기인한 열사병을 포함하고 있다.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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