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예정지에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 및 단체 관계자 60여 명이 모였다. 아이를 안은 무슬림 여성이 집에서 나와 내려다보자,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외쳤다.
“집에 들어앉아 있지 뭐하러 나오나”
“들어가”
무슬림 여성과 아이 둘은 잠시 집회장을 바라보다 집으로 들어갔고,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는 국기에 대한 맹세, 애국가 제창, 성명서 낭독, 참가자 발언, 대현동 일대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비상대책위 관계자들은 법원과 북구청, 경북대학교를 모두 규탄했다. 또한, 형사 처벌을 무릅쓰고서라도 사원 건축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법원이 북구청의 이슬람 사원 공사중지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주민 등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목소리가 더 고조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대구지법, ‘이슬람 사원 공사 중지 처분’ 집행 정지···공사 재개 가능해져(‘21.7.20))
김정애 비상대책위 부위원장은 “헌법은 주민 행복 추구권을 보장한다. 법도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람이 먼저라고 했다”며 “판사도 기가 막힌다. 나라가 무슨 모양이냐. 민교협, 민변도 기가 막힌다. 주민이 먼저 아닌가”라고 말했다.
비상대책위 자문위원이라고 밝힌 박 모 씨는 “경북대는 왜 무슬림을 유치해놓고 그 짐을 우리에게 떠안기나. 건축 공사 결사 반대 끝까지 할 것인데 경북대 망신은 자명하다”며 “공권력이 투입될지라도, 형사처벌을 받을 지라도 우리는 그 이상으로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와 대현동 주민자치회는 성명서를 통해 “합의가 되지 않는 이 시점에서 법원의 행정명령에 유감이다. 북구청의 안일한 태도에 책임을 묻고 규탄한다”며 “우리는 7년 동안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참고 참았다. 소음과 음식 냄새 등 우리가 겪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 후 대현동 일대를 행진했다. 행진 도중 이들은 “폭탄 테러 가져오는 무슬림은 떠나라”, “자기들만의 집단 사원을 구축하는 이슬람 본거지 절대 반대한다”고 구호를 외쳤다.
한편 지난 26일 오후 경북대학교 교수와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관계자 등은 사원 건축 예정지 인근 주민을 찾아 상호존중과 대화를 호소했다. 이들은 “상처의 치유를 위해 서로에 대한 존중을 전제한 진지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상호존중이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 해결의 첫 시작이 될 것입니다”고 적힌 서신을 전달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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