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안동 찾은 이재명, ‘경북 DNA, 선비정신’ 강조

대선 출마 선언 첫날 안동 찾아, “대구경북에 속한다는데 자부심”
이육사 딸 만나서는 "친일청산 되지 않아···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

20:15

“부르자 우렁차게 도민의 노래, 빛내자 우리 경북 대한의 자랑”

1일 공식 대선 출마를 알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북도민’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하며 영남 표심 안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안동 유림을 만난 자리에서 ‘도민의 노래’를 부르면서 “언제나 저는 대구경북에 속해 있던 사람이라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영상으로 출마선언을 한 이재명 지사는 현충원 참배 등 서울에서 오전 일정을 소화한 후 고향 경북 안동을 찾았다. 이 지사는 안동 경북유교문화회관에서 유림들과 만난 후 이육사문학관으로 자리를 옮겨 권영세 안동시장, 이옥비 이육사추모사업회 상임이사, 김희곤 전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장세호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등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북 안동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곳곳에 환영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 지사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안동 곳곳에는 이 지사를 환영하는 지지자들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안동 일정 소화 후 부모님의 묘소가 있는 봉화로 향한다는 일정도 함께 공개되면서 봉화와 안동을 잇는 길목 곳곳에도 “이재명이 곧 안동입니다”, “이재명 지사님 편히 오이소”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이 지사는 유림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 마음의 뿌리가 어딘가를 언제나 생각했는데 결국은 선비 정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원칙과 정도를 지켜나가는 유림 정신이 제 마음속 깊이 자리 잡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남이 사림의 본고장이고 구한말에 순절지사가 많이 나왔고 독립운동을 가장 왕성히 했던 곳도 대구경북”이라며 “언제나 저는 거기에 속해 있었던 사람이라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제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안동 출신, 경북 출신이라는 걸 잊지 않고 경북이 유전자로, DNA로 남겨준 기개를 잊지 않고 원칙과 정도를 지키며 국민을 위해 일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동이 낳은 자식이니까 많이 도와주시고 안동의 정신을 잊지 않고 출향한 이재명이 안동을 빛냈다. 경북을 빛냈다는 마음이 들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지지를 당부하면서 ‘도민의 노래’도 불러 보였다.

▲이재명 지사가 경북 안동에서 유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현권 전 국회의원(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을 비롯한 경북 지방의원 등 경북 민주당 인사들 외에도 초대 민선 안동시장을 정동호 전 시장, 이재갑 안동시의원(무소속, 경북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 등이 찾아 이 지사를 응원했다.

정 전 시장은 “안동에서도 제일 오지가 예안”이라며 “그 예안에서 지사님이 탄생하고, 지사만 되어도 개천에서 용 난 것 맞다. 그런데 오늘 지사께서 용궁의 용왕이 되시겠다고 결의를 표했다. 열정과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최선 다하면 내년 3월에도 좋은 결실이 있지 않겠느냐”고 덕담을 전했다.

이 시의원도 “코로나19로 국민들이 힘들어 할 때 기본소득을 제시했다. 정치 지도자라면 문제 해결을 위해 결단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이재명 지사는 이를 해냈다”며 “여·야 정당과 관계없이 미래 세대를 위해 비전을 제시할 지도자라고 생각해서 안동시민의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지사가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이옥비 상임이사, 권영세 안동시장 등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육사문학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이육사 시인의 딸인 이옥비 상임이사를 만나서 “친일청산을 못 하고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으면 좋겠다. 새 나라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고향 선배들에게 인사도 드릴 겸 찾아뵙게 됐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