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환경시민단체, 녹색당 등 환경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 40여 명이 28일 오전 11시 30분 대구시청과 시의회 앞에 길게 늘어섰다. ‘영혼 없는, 절박함 없는 탄소 중립’, ‘응답하라 대구시, 행동하라 대구시의회’, ‘탈탄소 GO’, ‘코로나, 폭우, 폭염 기후위기 우리는 살고싶다’, ‘탄소중립 퍼뜩 쫌!’ 등 이들의 손에는 환경 문제를 환기하고, 대구시의 움직임을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들렸다.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으로 모인 시민들은 “대구시가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 발생량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감축 목표를 제대로 세워 산업, 에너지, 교통, 건축, 먹거리 등 부분별 세부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권한과 전문성을 갖춘 전담 부서와 예산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또 대구시의회에도 이러한 과제를 함께 풀기 위한 관련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아침에 7살 유치원생 자녀를 등원시키고 이 자리에 나왔다는 황정화(42) 씨는 “기온이 1.5도 올라 지구온난화 한계치가 6~7년밖에 안 남았다고 기후위기 상황에 대해 아이에게 설명했더니, 그럼 자기는 앞으로 어떻게 사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가 지구를 지킬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해줬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탄소 중립의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장도 ‘기후위기, 지금 안하면 내일은 없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미래 세대를 위해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지부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기후위기 상황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주고, 행동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스웨덴 기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미래가 없다며, 어른들에게 왜 행동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공공의 영역과 실생활 속에서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앞으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에너지, 채식 등 다양한 환경 주제를 가지고 환경을 위한 자발적인 시민들의 행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14일 대구시는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 세계 3번째, 전국 최초로 기후시계(Climate Clock)를 세웠다. 지구 평균 기온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배출 가능한 이산화탄소 잔여량(탄소예산)을 시간으로 변환해 시계에 표출한 것으로, 탄소중립 기후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설치했다. 2021년 5월 28일 현재 6년 218일 남았다.
장은미 수습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