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회서비스원이 노조 지부장을 포함한 직원들의 비위 혐의를 두고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재해 이후 수당과 임금을 중복수급한 문제인데 관련된 직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노조 지부장이 징계 대상에 포함되면서 ‘노조탄압’이 아니냐는 반발도 나온다. 대구사회서비스원 측은 노조탄압과 관련 없이 내부 기강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구사회서비스원과 노조의 설명을 종합하면, A 전국사회서비스원 노조 대구지부장은 지난해 9월 거동 불편 어르신의 이동지원을 돕다가 발가락이 골절됐다. 이 일은 산업재해로 인정돼 A 지부장은 한 달가량 요양 후 업무 복귀했다. 문제는 A 지부장이 업무에 복귀한 시점에도 산업재해 요양 기간이 연장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A 지부장은 요양급여와 이 기간 동안 일한 급여 28만 원을 중복수급하게 되는 상황이 됐다.
이 지점에서 A 지부장의 주장과 다른 직원의 주장이 엇갈린다. A 지부장은 11월 6일경 요양기간 연장 사실을 알게 됐고, 중복수급이 걱정돼 센터장 B 씨에게 요양기간 동안 일한 급여는 무급으로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센터장 B 씨는 급여를 무급 처리하는 대신 다른 직원 C 씨 통장으로 입금하도록 조치했다. 28만 원은 이후 현금으로 인출돼 센터장 B 씨에게 전달됐다. 직원 C 씨는 지난 2월 초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당 문제를 알려 현재에 이르게 됐다. 최종적으로 28만 원은 대구사회서비스원이 환수했다.
대구사회서비스원은 문제를 인지한 후 센터장 B 씨를 직위해제하고, 5월까지 전반적인 조사를 벌였다. 사회서비스원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센터장 B 씨는 28만 원을 인출해 A 지부장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지부장이 11월 6일 이전에 중복수급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직원 C 씨는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인출해 센터장 B 씨에게 2회에 걸쳐 전달했고, 이 사실을 관련자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회서비스원은 지난 17일 이와 관련해 첫 징계위원회를 열었는데, 여기에는 A 지부장과 직원 C 씨도 징계대상자로 올랐다. 지부장과 직원 C 씨는 자신들도 징계대상이 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A 지부장은 자신을 징계대상으로 삼은 건 ‘노조탄압’의 일환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A 지부장은 “노조 일도 하다 보니 문자메시지가 많아서 산재 연장 안내를 제때 확인하지 못한 것은 내 불찰이다. 연장이 된 줄 몰라서 해당 기간 동안 병원도 안 갔다”며 “적은 금액 때문에 굳이 문제를 만들 이유가 없다. 노조 활동으로 사측에 찍힌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사회서비스원은 노조활동을 존중하는 입장이라며 ‘노조탄압’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김영화 대구사회서비스원 대표이사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이번 일은 직원의 도덕적 해이와 회계부정으로 생긴 사건이다. 이 사건에 연루된 직원이 자신이 노조지부장이라는 이유로 이 건을 노조탄압으로 연결시켜 자신의 잘못을 면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징계수위는 아직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되지 않았고, 조사와 근거자료에 따라서 인사위원들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서비스원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설립이념으로 삼고 있어 직원들이 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는 엄중히 다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구사회서비스원은 권익위에 제보한 직원 C 씨가 징계 대상에 오른 것 역시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구사회서비스원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공익 제보를 한 것은 맞지만, 본인 통장에 넣어달라고 한 것을 거절하지 않고 해당 상황 발생 뒤에 제보를 했으니 조사 대상이 안 될 수는 없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소명이 되면 징계 감경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징계위원회는 6월 초에 열릴 예정이다.
장은미 수습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