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대 인근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29일 시차를 두고, 사원 건립 중단과 재개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각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대 측은 이슬람 사원 건축을 위한 모금 행위가 법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국민주권행동 대구지부 등 16개 단체는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며, 오전 10시 북구경찰서 앞에 모였다. 이들은 “기부금품 모집 법률 제4조 1항에 따라 1,000만 원 이상 기부금을 모집하려면 대구시에 등록해야 하지만, 접수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단체들은 기자회견 후, 고발장을 북구경찰서에 접수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기부금품법 위반은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슬람 사원 건축과 관련한 기부금 모집은 종교활동의 일환이어서 기부금품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대구시는 관련 사실을 반대 단체에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어 오전 11시 북구청 앞에서는 경북대 민교협 소속 교수들과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슬람 사원 공사 중지를 규탄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이슬람사원 공사를 중단한 북구청의 행정은 다문화, 다양성의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차별과 혐오를 해소하는 행정을 펼쳐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북구청장 면담을 요청했고, 다음 주에 면담 일정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과 이슬람 학생의 손편지를 유인물로 만들어 사원 건축지 인근(대현동) 주민들에게 배포할 계획도 있다.
지난해 9월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이 경북대 서문 인근에 이슬람 사원 건축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 민원으로 북구청은 올해 2월 건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 3월 경북대 교수 단체인 민교협과 교수노조가 북구청의 사원 건축 중단 조치 비판 성명을 냈고, 같은 달 24일 주민 대표와 건축주 등이 북구청에 모여 간담회를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장은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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