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건설노동자 사망···“일하는 노동자 시선에서 현장 살펴야”

대구고용노동청, "작업 중지 해제 전 노조 의견 청취"

17:07

최근 대구 건설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대책 논의를 위해 노조와 고용노동청이 면담을 나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도출하진 못했다. 노조는 4가지 대책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노동청은 사고 현장 작업 중지 해제 전 노조 의견 청취 정도만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계속되는 건설현장 산재사고 예방을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3일 오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는 ▲사고 조사에 노동조합 참여 보장 ▲사고 현장 작업 중지 해체 절차에 노동조합 참여 보장 ▲지역 현장 산업재해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고용노동청에 면담을 요청했다. 지난 18일 대구 달서구 감삼동 죽전역 인근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어난 30대 노동자 사망 사고에 따른 것으로 면담 이전에 노조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산재 예방을 위해 노조 요구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준희 산재예방지도과 감독관은 “작업 중지 해제 심의위원회에 노조 참여는 어렵지만, 노조에도 의견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조사에 노조가 참여하는 것은 관련 법적 조항이 없어 어렵다”며 “산업재해 예방 차원에서 진행하는 현장 점검에 노조가 참여하는 것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설노조는 고용노동청 입장에 아쉬움을 표했다. 허성훈 건설노조 대경지부 사무차장은 “노조의 요구에 비해 노동청에서 내놓은 답변은 부족한 감이 있다”면서 “일하는 노동자의 시선에서 노조가 위험 요소를 더 잘 살필 수 있지 않겠나. 노조와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가 23일 오전 9시 대구 달서구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 현장 사망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고용노동청 면담에 앞서, 오전 9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 발주처, 시공처, 감리가 책임지도록 해야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든다”며 “건설안전특별법이 통과돼서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김교흥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갑)은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 건설안전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를 원청이 총괄하고, 발주자와 설계·감리·근로자의 책임을 포함했다. 발주자 등이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7년 이하 징역,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사고 보상을 위한 재해 보험도 의무 가입하도록 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현재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장은미  수습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