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과 19일 온라인과 지면을 통해 게재된 <매일신문>의 5.18민주화운동 폄훼 만평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137개 시민사회단체가 매일신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일신문 사장의 사과를 포함한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지만, 회견 후 시민사회 대표단을 만난 매일신문 편집국장은 지난 21일 내놓은 입장문 수준의 답변을 반복한 것으로 확인된다.
23일 오전 5.18구속부상자회 대구경북지부를 포함한 137개 단체 관계자 등 60여 명은 매일신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민주화운동 폄훼 만평을 게재한 <매일신문>을 규탄했다.
이상술 5.18구속부상자회 대구경북지부장은 “대구경북의 대표언론이, 대한민국의 대표 종교인 천주교가 경영하는 매일신문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반동적 폭거를 자행했다”며 “명백히 5.18민중항쟁에 대한 모독이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광주학살에 대한 전혀 죄의식 없는 지역주의자들의 망동”이라고 강하게 힐난했다.
이 지부장은 이번 논란의 배경을 <매일신문>의 ‘친일적, 친독재적’ 역사에서 찾았다. 그는 “매일신문사의 주인인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민족 수난의 시기 친일의 길을 걸었다. 빛과 소금의 종교적 역할을 다하지 못했으며 해방 후에는 박정희, 전두환 독재와 결탁했다”고 비판했다.
백현국 대구민중과함께 대표는 “매일신문은 바로 광주대학살 비극의 책임 있는 신문사”라는 데서 문제의 원인을 찾았다. 백 대표는 “80년 광주 대학살을 일으켰던 전두환이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천주교 신부 두 명이 참석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매일신문사의 전달출 전 사장”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임성무 전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무국장 역시 매일신문사를 운영하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문제를 찾았다. 임 전 사무국장은 “천주교 신자로서 천주교가 매일신문을 버리지 않으면 교회가 욕을 얻어먹는다”며 “매일신문과 김경수 작가를 규탄하고 싶지 않다. 매일신문의 뿌리에는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있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데, 교회 비리를 감추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용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국장은 “매일의 기자들이 사과 성명을 냈다. 내부가 혁신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지원해서 이들이 매일신문을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줄탁동시하길 부탁드린다”며 “그러려면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매일신문을 놓아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신부를 사장으로 보내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관 매일신문 편집국장과 대표단 면담을 진행했다. 대표단 면담에 참석한 인사에 따르면 이동관 국장은 지난 21일 내놓은 입장문과 큰 차이 없는 입장을 내놨다. 시민사회단체는 매일신문사가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다면 1인 시위를 포함한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관련기사=매일신문 ‘5.18민주화운동 폄훼’ 만평 논란···노조도 ‘작가 교체해야’(‘21.3.22))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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