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연수를 마치고 지난해 퇴직한 대구 북구청 국장 3명이 모두 구청 산하 기관에 재취업했다. 3명 중 2명은 공모에 홀로 응해서 경쟁자도 없이 채용됐다. 이들이 재취업한 3개 기관은 모두 구청 예산을 지원받는 곳으로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만 약 70억 원이 각 기관에 나눠 지원된다.
<뉴스민> 취재 결과 지난해 퇴직한 오대흥 복지국장, 장원수 문화녹지국장, 김찬동 행정국장은 각 북구청소년회관장, 북구자원봉사센터장, 행복북구문화재단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재취업해 업무를 시작했거나 임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대흥 전 복지국장은 북구청소년회관장 모집에 홀로 공모해 임용됐다. 북구청소년회관장은 과거부터 퇴직 공무원이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자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초대 관장을 제외하면 오대흥 국장까지 7명째 북구청 퇴직 공무원이 돌아가며 맡게 됐다.
청소년회관은 지난 2016년 ‘낙하산’ 논란과 더불어 관장에 임용된 이가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됐다. 관장은 청소년활동진흥법 시행령에 정해진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 오대흥 국장은 그중 7급 이상 일반직 공무원으로 3년 이상 청소년 육성업무에 종사한 것이 인정됐다.
장원수 전 문화녹지국장은 북구자원봉사센터장 모집에 마찬가지로 홀로 공모해 임용됐다. 자원봉사센터장은 비상근 무보수직이지만 업무추진비가 주어진다. 행정안전부 지침상으론 센터장도 상근직이지만 , 북구자원봉사센터 재정 여력상 비상근 무보수로 월 170만 원 업무추진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김찬동 전 행정국장은 행복북구문화재단 경영지원본부장 공모에 응해 채용됐다. 2018년 공식 출범한 문화재단은 이번에 두 번째 경영지원본부장을 뽑았다. 본부장 임기는 1년으로 1년마다 평가를 통해 연임할 수 있다.
재취업에 성공한 세 명은 모두 임용 자격 기준에는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이 되지만 퇴직 공무원이 산하 기관에 바로 임용되는 사례는 매번 논란이 되는 문제거리다. 지도감독을 해야 하는 구청 입장에서는 어제까지 상사로 있던 이가 지도감독 대상이 되면서 감독 자체가 용이하지 않게 된다.
3개 기관이 구청으로부터 지원 받는 돈만 해도 70억 원에 달해서 꼼꼼한 감독이 필요한 기관들이다.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인건비를 포함해서 58억 6,000만 원을 올해 지원 받고, 청소년회관은 7억 365만 원을 운영보조금으로 받는다. 자원봉사센터도 3억 1,600만 원을 지원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