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가 대의원대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을 규탄했다. 이들은 오는 4월 총선에서 ‘노동개악’의 정치적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참석한 내빈들은 하나같이 축사에서 대구시의 ‘노사정대타협’을 강조해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27일 오전 10시 30분,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는 대구시 달서구 호산동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다목적홀에서 ‘2016년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는 대구본부 대의원 100여 명을 비롯해 권영진 대구시장, 최기동 대구고용노동청장, 박종필 경북지방노동위원장, 이창재 대구 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오는 4월 총선 대구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김문수 대구 수성갑 예비후보, 안국중 대구 달서갑 예비후보, 윤재옥 새누리당 국회의원(대구 달서을)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회사에서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노사정 합의 파기 이후 정부는 보란 듯이 ‘2대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은 가이드라인에 불과하지만 근로기준법을 뛰어넘어 현장에서는 졸속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오는 4월 총선을 통해 노동개악의 정치적 돌파구를 찾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운동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시련과 어려움을 견뎌낼 때 우리는 승리해왔다”며 “올 한해 대구지역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각종 노동 현안에 선도적으로 참여해 노동자의 위상을 높이는 노동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영철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무능과 독선으로 현실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정부는 오히려 노동자에게 경제 불황을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우리는 9.15 사회적 합의가 정부에 의해 파기된 것임을 선언했다. 정부의 독선과 오만에 맞서, 권력과 자본에 맞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에 함께하자”고 당부했다.
한국노총의 우려와 달리 이날?모인 내빈들은 하나같이 대구본부의 노사정대타협 선언을 강조하며, 정부 차원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흔들리지 말라는 축사를 전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한국노총 대구본부가 지난 한해 노사 평화와 상생에 힘써주셨기 때문에 3년 연속 노사정평화 대통령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며 “노사정이 중앙에서 삐걱거려 마음이 아프지만, 지역에서는 우리의 특수성을 발휘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일하는 사람들이 보람이 느끼는 도시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기동 대구고용노동청장은 “노사정 관계가 참 힘든 시기가 지금이다. 그 해법은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며 “대구본부는 지난해 노사정 상생, 협력의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굉장히 노력했다. 올해도 대구 지역 노사의 상생과 협력을 통해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지위 향상에 기여하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창재 대구 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도 “대구의 최고 브랜드인 ‘노사정협력’을 통해 올 한해 경제의 원동력이 될 것이로 생각한다”며 “‘2대 지침’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은 대구에서만큼은 악용되고 변질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가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가능하게 하는 ‘2대 지침’을 발표하자 지난 19일 ‘9.15 노사정 합의’를 공식 파기했다. 이들은 오는 29일 서울에서 ‘단위노조 대표자 및 상근간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2월 열리는 한국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반노동자정당·후보 심판 등 4.13 총선 전략을 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