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협회(회장 이점찬)가 지난 8일부터 ‘한국추상회화의 거장, 남관(南寬) 특별전’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고 있다. 대구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대구·경북 근대작가 재조명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전시는 20일까지 열린다.
이번 ‘남관 특별전’은 유화부터 수묵화, 드로잉, 판화까지 120여 점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을 동경·서울시대(1945~1954), 파리시대(1955~1968), 서울시대(1968~1990)로 나누고, 시대적 구분에 각 ‘반추상적 탐색기’, ‘심상적 추상 표현기’, ‘기호적 인간상의 추상 표현기’라고 설명을 더했다. 포스터, 잡지, 사진 영상물 등 해방 직후 남관을 비롯한 당대 예술가의 활동상을 기록한 아카이브도 선뵌다.
이점찬 대구미술협회장은 “현대미술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13년간 수학하며 몸소 추상회화를 체득하고 한국 추상회화를 꽃 피운 남관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해 봄으로써 대구·경북 근대미술의 정체성을 탐색해 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구근대미술관 건립을 바란 대구미협은 지난해 교남시서화연구회와 영과회, 향토회 등 1920-40년대 미술운동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전시 ‘대구 근대미술 재조명전’을 열었다. 이 전시에는 석재 서병오, 긍석 김진만, 회산 박기돈, 허섭, 죽농 서동균 등 서화가들과 권진호, 금경연, 김수명, 김호룡, 나지강, 박명조, 배명학, 서동진, 서병기, 손일봉, 이여성, 이인성, 정점식, 주경, 최근배, 황술조 등 동·서양화가들의 작품이 소개됐다.
전시를 주최한 대구미협에서는 ‘호박’을 비롯해 ‘동양의 상징(2)’와 ‘흑백상’, 1966년 망통 회화 비엔날레의 포스터를 주요 전시물로 꼽았다.
이미애 대구미협 사무처장은 전시 취지가 “남관 작고 3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통한 미술사적 가치 재조명”이라며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남관이 일본에서 귀국 후 1946년 첫 개인전과 함께 지역 출신 이인성, 이쾌대와 함께 국내 화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내용을 연구·조사한 결과가 소개된다”고 설명했다.
남관은 1911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났다. 15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25세에 동경 태평양 미술학교 졸업. 이후 미술연구소에서 회화 연구를 하며 미술전 입상한다. 해방을 맞은 35세에 귀국하여 미술계와 대학에서 활동하다가 44세에 프랑스로 건너간다. 1966년 56세에 망통 회화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58세에 귀국해 67세까지 홍익대 미대 교수를 역임했다. 1990년 작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