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한다. 코로나 블루는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아이들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해 원래의 행동 및 생활반경이 제한될 때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어서다.
재난 때 발생하는 일상 변화와 불균형은 아동과 청소년의 정서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아이들이 불규칙하고 불확실한 상황에 지속적으로 놓인다는 점이다. 재난 상황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몇 년 후 나타나는 것처럼 아이들에게는 코로나19 시대에 잘못된 습관이나 만성적 스트레스가 이어질 수 있다.
주식회사 아이행복연구소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활동 제약으로 돌봄, 놀이 같은 사회적 역할의 공백을 메우는 사업을 펼친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같이 읽으면서 아이들의 감정을 이끌어내 작품으로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그림책은 활자와 이미지로 전하는 감흥이 매우 크다. 매우 빠르게 정서적 반응을 일으켜서 아이들의 마음속 깊이 덮어두거나 눌러뒀던 무의식을 건드려 수많은 감정과 연상이 떠오르게 된다. 이렇게 표현한 작품은 파우치나 쿠션 커버, 우산에 덮어씌워 상품으로 제작할 수 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상품인 셈이다.
또 다른 장점은 작품에 나타난 아이들의 정서적 문제를 파악해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화를 통해선 알 수 없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알아채고 이를 부모와 공유해 상한 감정을 풀어내 안정시킬 수 있다. 아이행복연구소의 사업은 오랫동안 아이들과 지내 온 손미경 대표의 이력이 있어서 가능하다. 손 대표는 대학교 1학년이던 스무 살부터 20여 년 동안 학원과 개인과외, 봉사활동을 해 왔다. 이를 위해 취득한 자격증만 10여 개에 이른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결혼과 출산 이후 자녀 양육을 위해 일을 그만두면서다. 초등학교 1학생인 자녀와 아이의 친구들을 돌보게 됐다. 공동 육아에 가까운 형태였는데, 엄마들과 돌봄 공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손 대표는 “아이들을 모자람 없이 키우기 위해선 맞벌이를 해야 하는데, 정작 아이들을 돌볼 수 없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출근이 이르고 퇴근이 늦는 맞벌이 가정이 적잖다”면서 “아이는 아빠, 엄마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알람이나 부모 전화에 따라 혼자 밥을 먹고 학원을 간다. 마음이 아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다가 직접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행복연구소는 아이들의 정서발달을 위해 그림책을 접목한 프로그램과 놀이 키트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난관은 너무 많다. 마케팅과 판로개척 등은 상품개발보다 더 어렵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시제품은 나왔지만, 안정적 매출을 올리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무턱대고 창업한 뒤 이것저것 배우면서 지금까지 왔는데, 앞으로 과제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