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의회, 문화도시 조례안 부결···국가 사업 선정 무산될 판

성주군의회, "취지는 타당하지만 매칭 예산 부담"

17:33

성주군이 국가에서 지정하는 ‘예비’ 문화도시에는 선정됐으나 관련 조례를 제정하지 못해 문화도시 선정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주군의회는 사업 예산이 부담된다며 상정된 조례안을 부결했다. 성주군이 문화도시 사업으로 사용할 예산은 연간 10억 원이고, 의회가 의결한 내년도 성주군 예산은 5,220억 원이다.

9일 성주군의회는 253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성주군 문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했다. 조례안은 재석 의원 8명 중 8명 전원이 기권해 최종 부결됐다.

성주군에 따르면 조례 제정을 하지 않으면 평가 감점 요소로 작용된다.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된 지자체 12곳 중 현재까지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곳은 성주군과 제주시, 남원시 등 3곳뿐이어서 감점되는 지자체가 거의 없다. 성주군은 이번 조례안 부결로 문화도시 선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성주군은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특화도시 조성사업에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됐고, 올해는 관련 사업도 진행했다. 문체부는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된 지자체의 1년 예비사업을 평가해 문화도시로 지정한다. 2018년 시작한 1차 문화도시 사업에서 예비문화도시 10곳 중 7곳이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성주군이 지원한 2차 문화도시는 성주군을 포함해 12곳이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돼 있다. 문체부는 내년에 이 중 5곳만 문화도시로 지정할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예비문화도시 중 70%가 선정된 1차에 비해 경쟁률이 높은 셈이다.

성주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집행부 입장에서는 보다 큰 사업을 하기 위해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며 “(군의회의 조례안 부결은) 군 예산도 매칭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호 성주군의회 의장은 “군 예산을 70억 가까이 한 사업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업을 하기 어렵게 된다”며 “사업 취지는 타당하기 때문에 반대표를 던지지는 않고 기권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성주군에 따르면 문화도시 사업 예산은 5년간 140억 원으로, 국비 50%에 경상북도와 성주군이 각각 15%, 35% 매칭한다. 성주군이 부담해야 하는 예산은 5년간 약 50억 원으로, 연간 10억 원 규모다.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군민 입장에서는 군의회의 반대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성주 문화도시 참가 단체 ‘별의별실험실’ 관계자는 “문화도시 지정에는 성주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주도했다. 그런데 군의원이 단체로 비토하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주군의회에 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항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