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상임부회장 최희송)에 위탁해 운영하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에서 연합회 직원의 부주의로 수돗물 5,000톤이 버려지고, 그로인해 추가 발생한 요금 일부는 입주 기업에 부담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9일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의 대구시 경제국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동식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수성2)은 DTC 운영 문제를 짚으면서 이른바 ‘수돗물 사건’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행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DTC 관계자에게 “수돗물이 방류된 적 있지요? 비용이 1,000만 원 정도라는데 입주 기업에 나눠 받았다. DTC가 잘못한 걸 입주기업에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과 DTC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2018년 섬유산업연합회 직원이 DTC 우수조를 채우는 과정에서 약 5,000톤에 달하는 물이 흘러넘쳤다. 그로 인해 DTC에 추가 청구된 수도세는 약 1,000만 원에 달했다. DTC는 추가 청구된 요금을 당시 입주한 기업들에 나눠 내도록 조치했다.
DTC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당시에 담당 직원이 모두 퇴사해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입주 기업에 양해를 구하고 약 100~200만 원 정도를 기업이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수돗물 사건을 비롯해 DTC 관리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지적하면서 “입주기업도 섬유관련 업체는 15%밖에 안 들어와 있다. 자립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애물단지로 남을 것”이라며 대구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최운백 대구시 경제국장은 “전반적으로 지금까지 비용 측면에서 DTC를 봤던 것 같다. 운영 전반에 대해선 저희도 제대로 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한편 DTC는 2014년 섬유박물관과 섬유업체 임대 시설을 갖추고 대구 섬유산업의 허브 역할을 기대하며 만들어졌다. 하지만 준공 후 줄곧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섬유산업연합회 수익 사업 건물로 운영 중이다. DTC 임대료와 대구시로부터 지원받는 DTC 운영위탁금이 연합회의 주된 수익원이다.
섬유산업연합회 상임부회장은 대구시 공무원이 퇴직 후 가는 직책처럼 운영된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2002년 1대 부회장은 대구시에서 공직 생활을 하다가 미국 애틀랜타 통상주재관으로 근무한 후 퇴직한 인물이고, 2대 부회장도 대구시 교통국장 등을 지낸 공무원 출신이었다. 3대, 4대, 5대, 6대도 마찬가지다.
7대는 배기철 현 동구청장이 부구청장 퇴직 후 구청장 당선 전까지 재직했고, 현 8대 최희송 부회장도 남구 부구청장을 퇴직한 후 부회장직을 맡았다.
대구시는 2021년 다시 DTC를 위탁하도록 하는 위탁 동의안을 지난 10월 의회 의결을 받았고, 10월 16일 수탁기관 모집 공고를 해 수탁기관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도 섬유산업연합회가 위탁할 공산이 크다. 대구시는 내년에도 DTC 운영위탁금으로 12억 원을 예산으로 편성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