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창청춘맨숀(관장 김향금)이 2기 수창레지던시 작업실 공개 행사를 가상현실(VR) 전시회로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관람 없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수창청춘맨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수창레지던시 참여자는 큐레이터 김은수와 시각예술가 신건우, 이이영, 임정원, 조성훈, 최정은 등 모두 6명이다. 공개 모집과 심의를 거쳐 지난 7월 7일 수창청춘맨숀에 입주한 이들의 레지던시 기간은 10월 6일까지 석 달 동안이다.
김향금 관장은 “올해 코로나19로 레지던시 입주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힘든 시기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돕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했다. 입주작가들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큐레이터를 선발했고, 폭넓은 시각과 심층적인 고찰을 위해 철학 분야와 문화예술 분야 전문 멘토를 뒀다”고 말했다.
신건우 작가는 프랑스 노르망디의 건축물을 그린 그림을 배경으로 삼고,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여러 행렬을 도미노로 설치했다. 붉은색 건축물은 강렬하고 도시를 비추는 왜소한 태양은 일식처럼 빛을 잃었다.
이이영 작가는 일상의 순간을 판화로 작업했다. 아크릴과 색연필을 섞은 회화, 판화기법의 동판화도 선보였다. 레지던시 기간 동안 수창청춘맨숀 모습과 작가의 감정을 모노타이프 판화기법과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최정은 작가는 인간의 몸과 장기를 소재로 삼은 작업을 설치했다. 외부의 태양광은 창의 분홍색 필름과 흰색 커튼을 거치면서 방을 붉게 물들인다. 흰색 바닥 위에 두 개의 보료방석이 놓였고, 그 위로 신체 내부의 장기를 닮은 쿠션이나 세포 모양을 닮게 만든 움직이는 108개의 오브제를 올렸다.
조성훈 작가는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하고 있다. 동물로 죽어 식물로 피는 동충하초에서 힌트를 얻어, 이미 죽은 것에서 다시 생명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회화와 미디어 작업으로 담았다.
임정원 작가는 나무를 CNC로 깎은 같은 모양의 조각 200여 개를 이어서 만든 ‘사소한 섬’을 선뵀다. 섬을 이루는 여러 생명을 상징하는 같은 모양의 조각들은 서로 엮여 커다란 섬이 됐다.
김은수 큐레이터는 “신건우 작가는 도시 공간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이니만큼 자신의 공간에 블록들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이는 그의 회화작품 속 도시들의 공간과 연결된다”며 “회화작업과 판화작업을 함께 하고 있는 이아영 작가의 작품을 보면, 회화작품에서는 판화적 요소, 아크릴화 위에 색연필로 수많은 잔 선을 그리는데 그것은 마치 에칭의 선을 보는듯하다”고 평했다.
이어 “최정은 작가의 작업공간은 어린시절부터 ‘여자’의 색으로 세뇌되어지는 색, 성매매업소의 성욕을 상징하는 색, 식육점의 식욕을 자극하는 색으로, 작가에게 분홍색은 여성에 대한 사회의 억압이자 욕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김 큐레이터는 “ 조성훈 작가는 코로나 이전 생활로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을 없애 줄 새로운 불씨를 자연의 생명력에서 찾았다. 꺼져가는 무언가를 되살릴 방법을 모색하던 작가는 동물로서의 죽음을 넘어 식물로서 새로운 생명력을 품은 동충하초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임정원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튀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의 모습을 각각의 조각을 통해 표현한다. 그는 이 개별 조각들을 조립하여 연꽃 밭이나 섬 등 더 큰 자연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는 일상에서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개개인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모습과 같다”고 평했다.
김은수 큐레이터는 갤러리 현대 리서치팀과 국제기획팀에서 전시, 교육, 해외아트페어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전시 큐레이팅 및 홍보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전시 문의) 053-252-2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