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련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박기범(38) 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련 의원은 박 씨가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댓글을 달자 근무하는 학교를 찾아가 ‘요즘도 댓글 쓰냐’거나 ‘노조에 가입했느냐’ 등 발언을 해 갑질 논란이 일었다.
박 씨는 14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보도 후에도 개인 SNS와 유튜브를 통해 본인(박기범)에게 모욕을 주는 등 대구시의회 교육위원이라 할 수 없을 만큼 몰상식하고 도를 넘는 횡포를 자행했다”며 시의원 제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7월 박 씨가 근무하는 대구의 한 공립 고등학교를 찾아가 교감 등을 대동한 상태에서 박 씨에게 ‘요즘도 댓글 다느냐’거나, ‘노조에 가입했느냐’ 같은 말을 했다. 박 씨는 해당 학교에서 비정규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 씨는 “방문 목적과 무관한 언행과 무례한 행태를 보였고 방문한 목적과 관련도 없고, 담당자도 아닌 본인을 특정해 불러내 직장 상사인 교감 선생님 옆에 세워둔 채 노조 가입 사실을 고의적으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통념상 학교에서 같이 근무하는 상사에게 노조 가입 여부를 발설하는 것은 직장 상사에게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며 “사건 보도 이후에도 이진련은 의원은 반성과 사과를 하기는커녕 SNS 등 다수에게 공개되는 글에서 보도된 사실이 거짓이라며 본인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모욕하는 글을 썼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최근 대구시의회가 이 의원에게 구두 경고를 하고 그친 것도 문제제기했다. 박 씨는 “시민 세금으로 녹을 받는 시의회가 시민이 호소하는 고통에는 공감하지 못하고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며 “구두 경고 전에 저에게 시의회에서 연락조차 없었다. 제 이야길 들어보고 결정했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기자회견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시의회의 공개적인 사과와 ‘갑질신고센터’ 설치 및 이진련 의원 제명 등을 촉구했다. 추후 요구 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평범한 시민으로 그 이상은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진련 대구시의원은 해당 학교를 찾은 건 코로나19 관련 교육 행정을 점검하는 차원이었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서 박 씨의 행위는 의도가 있는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당인으로서 시시콜콜하게 모든 걸 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당시 상황이 갑질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여지를 준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지만, 해당 발언만 녹음해서 공개한 행위 등이 의도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의회는 이 의원 관련으로 별도 윤리특별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확인된다. 장상수 대구시의회 의장은 “관련해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 운영위원회 등 의원들과 논의해서 결정한 사안을 번복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14일 윤리심판원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