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가 노조가 파업하자마자 파업에 참가하는 일부 조합원만 특정해 공장 출입을 금지하는 ‘부분 직장폐쇄’를 해 논란이다. 노조는 정당한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4일 대구 달서구와 달성군에 1, 2공장이 위치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한국댓와일러 노동자들이 10일째 파업 중이다. 노조(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댓와일러분회)는 임금교섭 개악안 철회, 부당노동행위 철회, 직장폐쇄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4일 오전 9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전면 파업을 시작하자, 사측은 이날 관할 고용노동청에 직장폐쇄 신고서를 제출하고, 25일부터 직장폐쇄를 시작한다고 공고했다.
사측은 공고문을 통해 “8월 13일 이후 사전 통보 없이 부분 또는 전면 쟁의행위를 반복하여 정상 조업이 불가함. 회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함”이라며 직장 폐쇄 이유를 밝혔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40여 명으로 전체 직원 200여 명의 1/5 수준이다.
더구나 사측은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 중 31명에 대해서만 ‘부분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정상 조업이 불가’하다고 직장폐쇄 이유를 밝혔지만,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나머지 직원들이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
김석 한국댓와일러분회장은 “파업 당일 오전 9시에 파업 출정식을 하고 현장 순회 마치고 나왔는데, 사측에서 직장폐쇄를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파업이 업무에 지장을 준다고 하는데, 오히려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만 직장폐쇄를 해서 협박하는 거로밖에 안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례(2017)에 따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6조에 따른 사용주의 직장폐쇄는 노동조합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직장폐쇄를 계속 유지해 ‘공격적 직장폐쇄’로 성격이 변질되면 정당성을 잃는다.
노조는 이번 직장폐쇄가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격적 직장폐쇄’라고 주장했다. 특히 오는 12월 한국노총 산하 복수노조와 교섭 창구 단일화를 앞두고,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김석 분회장은 “사장이 직접 사무실 직원들과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국노총에 가입하라고 하고, ‘한국노총에 힘을 실어주자’는 식으로 말하고 다닌다”며 “금속노조 조합원에게는 금속노조를 탈퇴하라고 한 녹취도 있다.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기숙사비를 반값으로 깎아준다거나 고용을 연장해주겠다는 조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4일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대구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노조는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몇 년간 보기 어려웠던 공격적 직장폐쇄는 방어적 목적을 벗어나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약화하고 무력화하려는 수작”이라며 “노동존중을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아직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사수를 외쳐야 하는 현실이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노조탄압 사업장 문제해결을 위해 노동청의 역할이 절실하다”며 “대구고용노동청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현장 조사와 노사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 감독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한편, <뉴스민>은 한국댓와일러 측 의견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담당자가 오늘 외근이라 내용을 알 수 없다. 담당자 개인 연락처를 알려줄 수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