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국내 첫 매장인 대구점이 폐점 위기에 놓였다. 대구·경북 8개 매장 노동자들이 폐점과 매각을 반대하며 오는 주말 경고 파업을 예고했다.
11일 오후 1시 30분 마트산업노조 대구경북본부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대량실업사태를 불러올 투기자본 MBK의 먹튀매각을 저지하고 소중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14, 15일 양일간 경고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4, 15일 파업에 참여하는 곳은 대구점, 성서점, 수성점, 스타디움점, 칠곡점, 경주점, 구미점, 영주점 등 모두 8개 매장 노동자들이다. 파업 참여 인원은 약 300여 명이다.
홈플러스 소유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최근 홈플러스 대구점, 둔산점, 안산점을 매각하고 폐점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전에 해온 점포 매각 후 재임차 영업하는 방식(세일즈앤리스백)이 아니라,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이다. (관련 기사=홈플러스 첫 매장 ‘대구점’ 폐점 추진···노조 반발, “대량 실업 위기”(‘20.6.24))
노조에 따르면 대구점 직영 직원은 85명이다. 여기에 협력 업체, 입점 업체 등을 포함하면 대구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7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홈플러스 측은 폐점 후 고용 인원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노조는 이 역시 불명확하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MBK는 전국의 매장부지를 팔아치우고 부동산투기 개발업자들과 공모하여 폐점 매각을 진행하는 땅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폐점 매각은 대량 실업을 양산하고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코로나로 찾아온 위기를 온 사회가 극복하자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무책임한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폐점 매각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면서 도시 서민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구시 및 관할 구청은 홈플러스 부지를 이용한 땅투기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김은영 대구경북본부 사무국장은 “홈플러스 대구점 폐점과 매각은 단순히 한 사업체의 자산 형성 과정이 아니라 대구 시민의 일자리 문제”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시민의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4일 오전 홈플러스 대구점 앞에서 대구점 폐점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홈플러스 측에서는 타 점포 전환 배치 등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거로 알고 있다”며 “폐점 자체에 대해서는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