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코로나19, 대구시민사회를 응원합니다’는 대구시민센터와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그리고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공공영역에서 놓쳤거나 더 소외된 이웃을 도운 대구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각 센터 대표자나 담당자들이 진행했고, 김민규 공익활동지원센터 매니저가 인터뷰를 정리했다.
Q. 대구여성인권센터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대구여성인권센터는 반성매매활동을 하는 단체이다. 대구여성인권센터에는 지원시설 4개가 있다. (상담소, 자활지원센터, 쉼터, 그룹홈) 김하나, 김수민 활동가는 상담소에서 활동하고 있고 권영아, 황윤지 활동가는 자활지원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쉼터는 코로나19 때문에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어서 오지 못했다. 후원 관련하여 대구시민센터와 대구여성인권센터가 연결되면서 4개 지원시설에 기부 물품 등을 분배해주었다.
Q. 국가 재난상황(코로나19)으로 2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힘든 시기였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많이 힘든 시기였는데, 대구여성인권센터의 지원시설의 상황은 어땠나요?
자활지원센터는 공동작업장에서 천연화장품 만들기, 손뜨개질 제품 만들기 등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함께 있는 걸 지양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언니들에게 휴무를 지원하고 아침, 저녁 전화해서 외출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물어보고 자택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래는 후원 물품을 받고 그것을 다시 전달하면서 얼굴 보고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공동 작업을 못 해 당황하기도 했고,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아 무섭고 외로운 상황이었다. 얼굴을 맞대고 지원하는 게 어려웠다.
5월 6일부터 공동작업장은 지자체랑 협의해서 다시 운영 중이다. 10주 정도 휴무하고 있다가 다시 나오고 있어서 지금은 차차 적응 중이다. 얼굴을 맞대고 일상을 같이 할 수 있으니 안심되고, 같이 있으니 웃을 일도 많고 일상을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쉼터의 경우에는 일반 지원시설이라서 외출이 자제되고 외출했을 때 자가 격리 시간이 필요하다. 공간이 좁기 때문에 외부에서 왔을 때 격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공동생활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한켠에 자가격리방이 있었지만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공동시설이어서 방역이 중요했고 휴업 기간이 길어졌다. 이런 문제에 대한 대체 시스템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아서 고민이었다.
상담소는 2017년부터 성매매 경험 여성들을 위한 자활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생계비 지원, 주거비 지원, 직업훈련을 하고 있다. 월 2회 면접상담을 진행해야 생계비 지원이 된다. 코로나 때문에 대면 상담을 중단, 전화상담으로 대체해서 진행했다.
코로나로 인해서 직장에서 여성이 먼저 해고되는 경우가 있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담소는 긴급한 상담을 하고 있다 보니 당장 급한 상황일 경우는 직접 만나야 했다. 그 중 긴급한 상황이 생겨서 보호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열 체크하고 따로 격리되어서 활동가들이 배식하기도 했다. 여성 신변 보호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긴급한 상황이 있을 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쉼터에 새로 입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존에 있는 사람을 위해 방역 안전을 지켜줘야 할 텐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지금 오늘 당장 누가 돌볼 것인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활동가의 안전은 어떻게 하는가?’ 등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다행히 새로운 입소자가 없어서 그런 상황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고민을 계속했다.
Q. 타지역에서 나눔의 손길도 많이 있었습니다. 후원 물품이나 후원금 등 나눔의 손길이 어느 정도 있었나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나요?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거나 애틋한 사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후원이 많이 들어왔다. 상담소에 오는 분들도 있었고, 현장방문을 통해 물품을 드리기도 했다. 생필품이나 이런 것들을 전달해주기도 했다. 상담하시는 분들과 언니들 모두 혼자 외롭게 있었는데 물품 전달하면서 찾아가는 것이 반가웠다. 자활센터에 계셨던 분 중 우울증인 있는 분들도 있었다. 재택 프로그램 중이라 가끔 가서 물품 전달을 통해서 안부도 물어보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사무국에 여러 물품이 들어왔다. 후원 물품 패키지를 만들어 나눠주곤 했다. 제일 좋았던 건 마스크였다. 그 당시 마스크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쌀이랑 먹거리, 홍삼도 들어와서 좋았다. 먹거리가 전달될 때 받는 사람들이 좋아했다. 100만 원 현금 후원도 받아서 2만 원씩 상품권으로 50명에게 드렸다. 현금이 제일 좋았다.
전국 각지에서 마스크, 부대찌개 등 다양한 것이 들어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대전에서 온 면 마스크인데 한땀 한땀 만들어줬던 것이 감동스러웠다. 당시 전국에서 비난받던 대구 상황에서 떨어져 있지만 전국에 우리의 건강을 생각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에 감동이었다.
대구에 대한 좋지 않은 지역감정이 번져갔을 때 대구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은 대구보다 서울이 확진자가 늘고 있는데 회의 때 언니들이 손 소독제를 만들어서 우리도 똑같이 받은 만큼 나눠서 마음을 전달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선순환이다.
Q.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사회적 약자 등 취약계층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재난 상황을 대비하여 정부나 지자체에서 우선적으로 해야할 과제와 대구시민사회의 역할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후원 물품 들어왔을 때 더 취약한 계층에게 선별해서 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여기서 배제되는 사람들이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 같은 경우 기초수급대상도 아니고 저소득도 아니다. 노동을 할 수 있는 상황으로 구분된다. ‘성매매 피해여성이 받을 수 있는 수혜, 혜택이 없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자원이 더 골고루 분배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으면 좋겠다. 복지체계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대구시민사회와 시의 역할은 다른 것 같다. 사회적 거리를 두고 문을 닫는다고 하지만 공간이 필요하고 당장 공간에 들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중교통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적 거리에 대한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자차가 없는 사람은 여전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긴급 상황 시의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단체들이 다 함께 요구하고 노력해야 하며, 시민단체 스스로의 자립도 중요할 것이다. 또한 사회에 나가기 전에 인턴쉽을 할 수 있는 곳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