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황순규 전 대구동구의원이 블로그에 게시한 글을 필자 동의를 얻어 뉴스민에 게재합니다.]
-대구 동구의회 사무국 예산 모니터링 결과(예산안 모아보기)
페이스북을 통해 구의원 개개인이 방역 봉사활동을 하는 등 소식은 접하기도 했고, 그런 노력에는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그러나 ‘의원’으로서 평가 지점은 예산과 체계를 어떻게 마련하고자 했던가를 놓고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민이 준 ‘권력’은 행정을 견제하고, 견인하는 데 쓰이게끔 만들어진 힘이기 때문입니다.
모니터링을 준비하는 가운데 7월 6일, 동구의회 의정연수와 관련된 기사가 나왔습니다. (관련기사=[영남일보]대구경실련, 코로나 사태 속 2박3일 의정연수 강행한 대구 동구의원 비판) 의정연수 자체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갈릴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연수 제도 자체는 잘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속’이라는 상황이 덧붙여진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집행부의 자구노력을 촉구하며 솔선수범해야 할 의회조차도 상황인식이 안일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지점입니다.
앞서 동구청 예산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살펴본 바 있습니다. 애초에 재정 자립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자구 노력’이 부족했음을 지적했었는데요. 집행부를 견제하고, 견인했어야 할 의회는 어땠을까요? 의회사무국 예산을 통해 들여다봤습니다.
(1) 이 시국에 국내/국외 ‘연수’예산은 그대로?
앞서 대구경실련에서 지적했던 ‘의정연수’ 관련된 예산은 “의회비”에 포함되어있습니다.
의원국내여비 2,016만 원(10만 5,000원*16명*12일)
의원국외여비 5,460만 원(262만 5,000원*16명)
의원역량개발비(공공, 자체) 1,760만 원
의원역량개발비(민간) 1,280만 원
등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추경을 통해 더 늘어나지는 않았습니다만,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본예산에 ‘편성’은 했더라도, 시국을 반영하여 삭감하는 노력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의정연수를 다녀오면서 의원 1명이 사용한 비용 65만 원은 최근 대구시에서 2인 세대에 지급한 코로나19 긴급생계자금 60만 원보다도 많다”는 대구경실련의 지적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2) 의정활동 홍보 ‘동영상’보다 ‘예산 절감’이 더 효과가 좋았을 텐데.
‘의정활동 기록 및 홍보’ 예산이 당초 5,987만 8,000원에서 9,287만 8,000원이 되었습니다. 당초 본예산에 반영되지 못했던 예산이라면 필요성을 좀 더 꼼꼼히 따져서 추경을 했어야 할텐데요. 꼭 그래야만 했나 의문이 드는 지점입니다.
▲본예산 [대구공합통합이전홍보물 제작 500만 원] : 집행부서에서도 관련 홍보물을 제작할텐데, 굳이 의회에서 홍보물을 별도 제작할 이유가 있을까요.
▲ 1회 추경 [홈페이지 개편 1,800만 원] : 홈페이지 개편 필요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긴 합니다만, 굳이 이 시기에 개편 예산을 추경으로 편성할 만큼 이유가 있을까요.
▲ 2회 추경 [의회 홍보 동영상 1,500만 원] : 후반기 의장단이 새롭게 구성될테니 그에 맞게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을까 짐작은 해봅니다. 명패, 조직도는 응당 그렇게 해야겠지만 ‘의회 홍보 동영상’은 그만큼 급하진 않아보이는데 말입니다.
(3) 마이크, 소파···자산구입비 2,900만 원
본예산에서는 “0”원이었던 자산취득비가 1회 추경에서 1,536만 6,000원이 되더니, 2회 추경에서 2,976만 6,000원으로 늘어났습니다. 발언 마이크 제어 시스템 900만 원, 상임위원장실 소파 등 490만 원, 의원실 데스크톱 컴퓨터 교체 1,440만 원(90만 원*16명) 등의 이유였습니다.
홈페이지가 잘 되어있고, 의회 홍보 동영상이 멋지다고 주민들에게 ‘홍보’가 더 잘될까요? 구조상 집행부에 비해서 자산취득 등에 있어서는 늘 밀리는(?) ‘의회’입니다만. 소파 교체 예산을 추경에 편성했다고 해서 ‘권위’가 더 설까요?
“코로나19 극복이라는 과제 앞에 의원들부터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연수 비용을 삭감하고, 긴급하지 않은 홍보 예산부터 절감하곘습니다. 의회의 자구노력만큼이나 집행부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자구노력이 반영된 예산안을 제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모습을 기대하기엔 아직 ‘무리’일까요. 혹시나 싶어 다른 구/군 의회 예산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북구의 경우 의회사무국 추경 예산 제안설명에서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더군요.
“2020년도 제1회 추가경정 세출예산안은 기정 예산 28억 2,900여만원보다 9,900여만원 정도 감액된 27억 2,900여만원으로 편성하였습니다. 주요 감액 사유는 전례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2020년도 공무국외연수 계획 전면 취소 및 사업‧재난 예비비 편성을 위한 세출예산 구조조정에 따른 감액입니다. 선진의회 연수 및 견학사업에서 공무국외출장자 심의위원회 참석수당 150만원, 공무국외출장 수행직원 국제화여비 2,200여만원, 의원사무실 및 청사 운영관리 사업에서 기간제근로자 보수 집행잔액 반납을 위한 690여만원, 본회의장 방송시스템 유지보수비 400만원, 의원 선진의회 연수 및 견학 사업에서 의원국외여비 6,000만원, 원활한 지방의회 운영 사업에서 의정운영공통경비 1,000여만원을 감액하였고 기본경비에서 사무관리비 360여만원, 의회사무국 직원 국내여비 1,200만원을 감액하였습니다.”
동구의회의 ‘분발’을 촉구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