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이 구매해 관내 학생에게 지급한 필터 교체형 마스크의 나노필터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구참여연대, 대구의정참여센터, 김동식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수성2)은 교육청 지급 나노필터 마스트에서 독성 물질 DMF가 검출됐다는 제보를 받았고,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유해성 검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유해물질로 지목된 것은 디메틸포름아마이드(DMF, dimethylformamide, 화학식: (CH3)2NCHO)이다. DMF는 나노필터를 만들기 위한 용매 역할을 하는 독성 물질이다. DMF는 완성된 나노필터에도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 DMF는 호흡기와 피부, 소화기를 통해 흡수되고 구토, 복통, 두통 등 증상을 보이며, DMF로 인한 급성 간염 사례도 국내에 보고된 바 있다. 대구교육청은 나노필터 마스크 30만 개를 구매해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나노필터를 제작한 다이텍연구원은 지난 15일 언론을 통해 나노필터 유해성 논란이 일자 16일 나노필터에서 DMF가 불검출됐다는 FITI시험연구원 시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FITI시험연구원은 필터를 유기용매로 추출해 가스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기로 시료를 분석했고, 분석 결과 DMF는 ‘불검출’됐다.
‘불검출’이란 분석기의 검출 한계 때문에 나노필터 시료에서 DMF를 검출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여전히 나노필터에 DMF가 미량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와 김동식 의원 측은 다이텍연구원과 별도로 진행된 나노필터의 유해성 검사 과정에서 분석기 검출 한계(10ppm)를 넘어서는 상당한 수치의 DMF가 검출됐다는 제보를 입수했다.
김동식 의원은 “마스크는 호흡기에 밀착해 하루 종일 쓰는 제품으로 마스크에서 DMF가 검출된다면 위험할 수 있다. 학생들이 쓰는 걸 성급하게 결정했다.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DMF의 1일 작업 시간 동안의 시간가중평균노출기준(TWA, 1일 8시간 작업 기준 유해 인자 평균 측정치)은 10ppm이다. 10ppm을 넘어서면 유해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는 공기 중의 DMF 농도를 기준으로 정한 것이며, 마스크처럼 호흡기에 바로 밀착한 경우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직업환경의학과 한 의사는 “DMF는 급성 간독성을 일으키는 물질로 호흡기에 밀착하는 점, 장시간 착용하는 점은 유의해야 할 점”이라며 “나노필터를 특정 물질에 녹여서 시료 검사를 할 때만 DMF가 검출되는지, 아니면 자연 상태에서도 DMF가 공기 중에 어느 정도 휘발하는지 확인해야 위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성이 있는 물질이 맞지만, 검사 방법에 유의해서 독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이텍연구원, “공신력 있는 검증 받았다”
대구교육청, “유해물질 검출 없다고 들어”
다이텍연구원은 나노필터가 현행 규정상 안전성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반박한다. 식약처 고시기준에 나온 세균여과효율, 액체저항성 등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는 것이다. 또한 나노필터는 시중의 일반적인 생산 방식이 아닌 안정성에 무게를 둔 공법으로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다이텍연구원 관계자는 “나노섬유 대량생산 공정 중 방사 방식에 상향식, 하향식이 있다. 우리는 하향식 방사 방식이라 용매(DMF 등)를 날리기 쉽다. 반면 공정이 더 어렵고 수익성에 단점이 있다”며 “안전성을 위해 채택한 방식이며, 이외에도 휘발성 물질을 없앨 수 있는 추가 공정이 있다.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검사를 맡긴 기관(FITI)도 식약처에서 인증하고 지정한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교육청은 설명자료를 통해 “대구시교육청이 구입한 필터 교체용 면마스크는 식약처 허가가 필요한 보건용 마스크가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라 품질기준에 적합함이 입증되면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대구교육청은 “식약처가 고시한 액체저항성, 세균여과효율 등 7가지 품질기준에 대해서 식약처에서 지정한 공인시험기관의 시험 기준에 적합한 제품임을 확인했고, 일반 면마스크를 제공하는 것보다 더욱 안전한 것으로 판단해 구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보건용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구시가 다이텍연구원에 대구형 마스크 개발을 의뢰했다. 공급할 당시 검증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23일 관련 보도(“[단독] 대구 학생들에 독성물질 마크스 필터 300만장 뿌려졌다”)에서 해당 나노필터에 DMF가 실제로 검출된 조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