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재학생들이 10일 오전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학본부가 답을 내놔야 된다며 집회를 열었다. 같은 날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교육부가 있는 세종시까지 도보 투쟁에 나선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인 경북 경산 지역 5개 대학 학생들도 목적지에 도착했다. (관련 기사=“등록금 반환” 특별재난지역 경산 대학생들, 8박 9일 걸어서 교육부 간다(‘20.6.2))
10일 오전 10시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영남대 총학생회와 재학생 100여 명이 등록금 반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2일부터 7일째 학생회 간부를 중심으로 학내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등록금 반환 요구 서명 운동에 5천여 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29일 1학기 종강을 앞두고, 대학본부가 등록금 반환에 대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남대는 지난 3월 개강을 두 차례 미룬 뒤,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 등 비대면 수업을 결정했다.
영남대 도시공학과 재학생 김 모 씨는 “저는 학기를 지나면 졸업한다. 한강 이남 최고 대학이라고 자랑하는 영남대가 정말 비겁하게 학생을 무시하고 학교 이익만 위하는 행동 때문에 집회에 나왔다”며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다. 하물며 기업도 고객의 니즈(요구)를 위해 노력한다. 학교는 학생 니즈를 노이즈(소음)라고 생각하며 묵묵부답하고 있다. 저희 목소리에 응답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기·실습이 필요한 예체능 계열 학생들은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사비를 들여 작업실이나 연습실을 대여하는 불편을 겪었다. 미술학부 재학생 최민수 씨는 “저희는 기름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작업실이 아닌 집에서는 작업을 못 한다. 작업실을 따로 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며 “등록금에는 학교 시설 이용료가 포함돼 있다. 사용하지 않은 이용료를 반환하거나, 다음 학기 등록금에서 차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화학부 이은희 씨도 “7일째 등록금 반환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응답이 없는 대학에 실망스럽다. 온라인 강의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가진 채 종강을 앞두고 있다. 실험 수업은 실험 영상을 시청하고 실험 보고서를 작성하는 거로 끝났다”며 “우리가 과연 등록금에 대한 마땅한 권리를 누리고 있나. 언제까지 대학의 입장을 이해해줘야 하나. 대학도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영조 영남대 부총학생회장은 “대학은 코로나19 방역과 온라인 수업 준비로 인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등록금 반환이 어렵다고 한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코로나 특별 장학금 10만 원이 아닌 등록금을 반환받는 거다. 등록금 반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2차, 3차 집회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1시간가량 집회 후 본관까지 행진해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영남대 대외협력처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는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 상황이고, 등록금 반환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방침이 없다”며 “현재 검토하고 있는 바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교육부 앞에 도착한 경산 5개 대학 총학생회장단과 대구·경북총학생회, 광주·전남총학생회협의회,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 70개 대학 총학생회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