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위안부’ 운동 끝이 아니라 데모 방식 바꾸겠다는 것”

25일 두번째 기자회견, 취재진 몰려 장소 두 차례 변경
30년 함께한 윤미향 국회 입성 서운함 내비쳐
이, "윤미향 자기 마음대로...의혹은 검찰이 밝힐 것"

16:49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93) 씨가 정의기억연대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운동과 관련한 의혹은 검찰에서 밝혀낼 문제라며 ‘수요집회’가 아닌 ‘교육’ 방식의 운동이 필요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관계 개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25일 오후 2시 40분께 이용수 씨는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즐거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장소는 1차 기자회견을 했던 남구 소재 찻집으로 예정됐지만, 오전부터 모여든 취재진을 수용할 수 없게 되자 장소를 두 차례나 옮겼다.

이 씨는 기자회견에 정의기억연대 전 대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게 참석을 권했다고 밝혔지만, 윤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씨는 정의기억연대 관련 회계 비리 등에 대해 “(기자회견 후에) 엄청나게 나왔더라. 검찰 측에서 다 밝힐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아직도 죄를 모르고 큰소리하고 있다. 죄는 지은 대로 간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기자회견 후 윤 당선인과 한 차례 만난 것에 대해서도 “용서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씨는 “윤미향 씨가 갑자기 들어와서 깜짝 놀라서 넘어갈 뻔했다. 무릎을 꿇고 무슨 말인지 용서해달라고 하더라. 뭐를 용서합니까”라며 “원수진 거도 아니고 30년을 지내왔다. 한 번 안아 달라길래 안아줬다. 이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눈물이 왈칵 나서 저도 울었다. 이걸 가지고 용서했다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25일 기자회견을 여는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93) 씨

이 씨가 30년 만에 정의연 비리 의혹과 갈등 관계를 알리기로 결심한 이유는 윤 당선인과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 이 씨는 “30년 동안 제가 먼저 이 데모(수요집회)를 그만두고 뭐를 하라고 할 수가 없었다. 제가 1년 전부터 곰곰이 생각해봤다”며 “그런데 자기가 먼저 30년을 하고도 하루아침에 배신했다. 이 배신이 너무너무 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제가 할 얘기가 아니다. 자기 마음대로 다했다. 사퇴를 하든지 말든지 제가 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씨는 ‘교육’ 중심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운동을 강조했다. 이 씨는 “저는 데모 방식을 바꾼다는 거지 끝낸다는 게 아니다. 김학순 할머니가 (운동을) 시작했고, 이제 새롭게 하기 위해 제가 바꾼다고 했다”며 “앞서도 이야기했다. 일본과 한국은 이웃 나라다. 학생들이 결국 그 나라 주인이다. 학생들이 왕래하면서 왜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제 짧은 생각인지 모르지만 그렇게밖에 할 수 없다. 제가 나이가 들다 보니 자신이 없다. 일본과 한국 학생들이 친하게 지내면서 올바른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위안부’ 문제 사죄와 배상은 천년이 가도, 만년이 가도 일본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일 이용수 씨는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 등을 통해 정의기억연대로 오는 후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매주 수요집회에 나오는 것은 학생들을 고생시키는 것이라며 더 이상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윤미향 당선인에게도 의원 사퇴를 요구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운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관련 기사=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씨가 ‘수요집회 중단’을 말한 이유(‘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