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시작하는 우리나라 헌법 전문(前文)을 두고 ‘OO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반복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 정신’을 말하자, 권영진 대구시장은 ‘2.28 정신’도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권영진) 45차 총회에서 21대 국회 헌법 개정 논의 때 2.28민주운동의 이념이 반드시 전문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안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권 시장은 “2.28학생운동은 4.19민주화운동에 도화선이 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주의 운동”이라며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는 핵심동력이다. 정부에서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2.28민주운동을 지난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권 시장의 제안을 받아서 헌법 개정 시에 2.28민주운동 정신을 전문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서는 “헌법 전문에 동학농민혁명과 2.28민주운동,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의 이념을 명시하고,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가치로서 ‘자치와 분권’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하여 위상을 높이고, 개별 조항으로 지방의 자치입법권, 자주재정권, 자치행정권 및 자치조직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광주 민주광장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저는 5.18 민주이념의 계승을 담은 개헌안을 발의한 바 있다.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5.18민주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자는 문 대통령 제안은 정치권 안팎에서도 동의를 얻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8일 개인 SNS에 “5.18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숭고한 역사로 헌법에 기록해야 한다. 5.18의 정신을 역사와 헌법으로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18일 당 최고위에서 “5.18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이뤄지고 국민 통합의 계기로 자리 잡게 하는 방안”이라며 5.18민주운동의 역사적 사실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자고 제안했다.
YTN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4.4%p)에서도 국민 58.6%가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는 것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해당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혼합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