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청년Pre-Job지원사업] (1) 대구환경교육센터 배진영

14:29

[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시 주최, 대구시민센터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20년에는 기존 청년Pre-Job지원사업과 통합해 청년NGO 단체 활동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뉴스민>은 대구시민센터가 진행한 청년NGO 활동가 인터뷰를 매주 목요일 싣습니다. 이 글은 ‘청년NGO활동가확산사업’ 블로그(http://dgbingo.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작년보다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대구환경교육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배진영이다.

배진영

청년ngo활동하기 전에는 어떤 활동을 주로 했는지?
=ngo활동 전부터 지금까지 주로 청소년 자치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정체성을 상황에 따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실천하고 있다. 다른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소셜모임에 소속해 후기청소년, 청년으로서 사회변화를 실천했다. 관련 주제의 강연에 참석하기도 하고, 실제 나의 삶을 가지고 강연에 나가기도 했다. 주로 내가 느낀 사회문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건강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실험했다.

어떻게 청년pre-job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올해로 청년NGO사업에 2번 연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겁 없이 ‘사람’과 함께 만나서 내가 받은 따뜻함과 배움들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 ‘행복한마을공동체북구인’이라는 단체에 들어가 정말 많은 사람과 함께 했다. 직접 마을행사를 기획하고, 마을도서관을 관리하며 따뜻하고 시끌벅적한 쉼터가 되는 한마을에 대해 배우고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또, NGO활동을 통해 많은 청년과 함께 사회 문제를 공유하는,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든든함을 느낄 수 있었다.

활동 후에는 이런 경험을 살려 꿈꾸던 서울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대학에 가는 게 맞을까? 스스로 질문을 반복했다. 내가 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리고 활동 끝에 결론을 낼 수 있었다.

21세기에는 정말 많은 일이 생겨나고 있다. 촛불 혁명, 미투운동 등 국민이 주인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목소리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단순하게 사회를 바꾸자!’ 가 아니라 내가 어디에서 어떤 활동을 하든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을 위해서, 다음 세대를 위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원했다.

대구환경교육센터는 어떤 단체인가?
=대구환경운동연합 부설로 작년 창립된 따끈따끈한 단체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가꿔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껴진다. 실무자인 처장님과 환경사업을 고민하면서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환경교육센터 사업을 잠시 소개하자면 1.수돗물시민네트워크 물교육 2.민간자원순환활동 3.꾸러기환경탐사대 4.달성습지자연학교 5.대구식물기행 6.달성습지 생태안내자 양성교육 7.생활환경전문가 양성 교육 8.찾아가는 환경교육-미세먼지, 자원순환, 기후변화 등이 있다. 환경에 관심 있는 분들을 양성해 학교, 기관에 강사로 파견할 수 있게 하는 사업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인식프로그램이 많다. 환경에 대한 교육적인 부분을 고민하고 실천으로 꾸준하게 옮기고 있는 단체다.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연대캠페인, 꾸러기환경탐사대 의성 답사 진행 모습

단체 분위기는 좀 어떤가?
=실무자인 처장님과 나 둘뿐인데 굉장히 좋고 편안하다. 두 명뿐이면 어색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아마 많은 인원이 있었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일을 배울 순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비밀인데 처장님께서 직접 만드는 음식과 친환경 농산물을 가져오시는데 너무 맛있다. 다이어트를 계속 미루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사무실은 하나의 빌딩, 한 층에 있는 여러 단체 중 하나이다. 공용오피스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엔 낯설기도 했지만, 연대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누구보다 빠르게 모이고 정확한 피드백 속에서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단체에서 활동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초반에는 회원 작업을 많이 했다. 지금은 주로 전반적인 단체 활동에 대한 홍보와 기록을 담당하고 있다. 가장 큰 일로 단체 SNS를 새롭게 개설했다. 근무 시작 전 마음속으로 엄청난 콘텐츠들을 계획했지만, 지금은 침착하게 마음먹고 환경에 관하여 공부하면서 정확하고 쉬운 언어로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처장님께서도 젊은 감각이라고 칭찬을 잘 해주셔서 그에 힘입어서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는가?
=최근 다녀온 식물기행-불로동고분군이 기억난다. 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소풍으로 김밥 먹고 뛰어다닌 기억뿐인데 이제는 다 커서 근무 중에 가본다는 것부터 뜻깊었다. 코로나19로 소수 인원이 예상했는데, 기행 당일까지 신청 연락이 와서 놀랐다. 불로동고분군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초지 식물을 관찰하고 설명을 들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식물을 자세히 보니 색깔도 예쁘고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했다. 기행 끝에는 가져온 돗자리를 펴서 본 식물들을 기억해 그림을 그리는 시간도 있었다. 생각보다 자연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다는 것, 작게 작게 뜯어보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너무나도 좋았다. 예전 기억도 새록새록!!

5개월 활동 끝나고 계획이 있는가?
=작년까지 여러 활동에 뜻있게 열심히 참여했지만 내 안에서 정리 안 되는 부분이 있어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다. 최근부터 천천히 정리되고 온전한 나의 것이 되고 있다. 단순히 이런 활동이 좋아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만의 구체적인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이제껏 해온 활동의 공통점은 사람, 과정, 대화, 실험이더라. 내가 더 사람을 그리고 사회들을 잘 배우고 잘 경험해서 누군가의 요구를 같이 고민하고 대화하며 실험적 과정을 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나 또한 무한한 성장 가능한 삶을 살기 위한 움직임을 고민하며 이어나가려고 한다.

배진영 활동가는 어떤 사람인가?
=어렵지만, 꼭 답을 해보고 싶었다. 나는 사람이 많은 사람.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그렇게 나타나고 싶은 사람. 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지금 환경교육센터 인턴까지, 거쳐온 순간순간마다 나에게 오는 사람들이 상황에 잘 맞게 들어온다고 느껴왔다. 최근엔 이런 말을 청소년 기관에 계시는 멘토분께 드렸더니 그 순간, 그 사람들도 좋은 사람이었겠지만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널리 보고 느끼고 있음이 더 큰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내 삶에 들어오는 사람을 시기하거나 따지기보다는 도움을 주는 사람, 팀이라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는 몇 초 동안 멍했다. 학창 시절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찼던, 졸업 전까지 비영리로 뛰어드는 내 상태가 불안해 보인 멘토쌤의 말을 딛고 일어서는 내가 참 성장하고 있구나 싶었다. 주위 사람과 상황에 갈대같이 흔들릴수록 계속해서 나를 들여다보고 성찰하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실천을 하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활동가로서 수많은 고민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나의 삶이 어떻게 마무리될까에 대해서도 많이 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나를 3년간 담당해준 멘토선생님은 세상을 넓게 봐야 한다는 말을 해주셨다. 당시엔 넓고 사람 많다는 서울에 가라는 건지 대학교에 가보란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그 답을 자연스럽게 찾아가고 있었다.

활동 속에서 다양한 지역의 활동가들과 공유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지역에 있든,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사회변화, 참여를 위한 의미는 멀리서 보면 모두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내 주변 많은 사람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내 고민은 함께 나눌 대화의 주제가 됐다. 덧붙여 상대도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 나아가다 보니 내 마음도 시야도 넓어지고 있었다.

함께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그 의미와 변화를 위한 실천은 어렵고 모호할 때도 많다. 하지만 꿈꾸는 사회가 비슷하다면, 사회에 꼭 필요한 비영리 분야가 발전한다면 우리 사회는 건강하게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나는 비영리 생태계를 건강하게 꾸려나가고 싶다. 함께 하는 모든 사람이 다 잘되면 좋겠다. 우리 아프지 말고 부러워 말고 지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