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로 돌아간 경북대학교 총장 선거를 앞두고, 전임교원(교수)과 다른 구성원들 간에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직원 단체는 각각 학생과 직원의 득표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비정규직교수노조는 선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교수회 사무실을 점거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는 현재 교수회가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설문조사 중단을 요구하며 13일 오후 2시부터 경북대 교수회 사무실을 무기한 점거를 시작했다.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강사도 교원으로 인정받게 됐는데 선거권은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교육공무원법상 국립대 총장 선출 시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으로 총장 후보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교수회가 교원인 강사의 의견은 듣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시활 노조 분회장은 “고등교육법 개정 이후 강사도 법적으로 교원이다. 교수회는 강사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라며 “학내 사안은 최대한 학내에서 자체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수회는 모든 대학 구성원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간적 문제로 강사가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물리적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교수회는 개정특위가 올해 12월까지 운영되는 만큼 강사의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설명한다.
박만 경북대교수회 의장은 “(교육공무원법이 적용될 때는)법리적으로 아직 강사는 교원이 아니다. 법리를 떠나 협의가 중요한데 학생, 교직원, 교수 협의체에서 강사도 함께 협의하는 문제가 합의되지 않았다”라며 “시간적 문제로 이번에 합의가 안 된다면 다음 선거를 위해서도 조정할 부분을 조정할 것이다.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논의하고 수렴해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경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상 선거인 종류별 득표 반영 비율은 교원 80%, 직원 15%, 학생 4%, 기타 1%이다.
교원이 1,000명, 직원이 1,000명, 학생이 10,000명이고 A 총장 후보자에게 몰표를 줬다고 가정했을 때, 득표 반영 비율을 적용하면 A 후보는 교원으로부터 800표, 직원으로부터 150표, 학생으로부터 400표를 받는 셈이다. 구성원 비율과 무관한 득표 반영 비율 때문에 반발이 나오는 것이다.
총학생회는 학생 득표 반영 비율을 4%에서 25%로 올려야 한다고, 직원·조교 단체는 15%에서 40%로 상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대 교수회 산하 기구인 경북대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 개정 특별위원회도 교원 득표 반영 비율 80%는 과도하다는 문제의식으로 교원들에게 ‘경북대 교수회의 총장후보자 선거의 선거인 비율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대학교의 전임교원은 1,196명, 직원 673명, 학생 27,863명, 강사는 667명이다.
경북대는 지난 1990년부터 교수들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다 2012년 교육부 방침에 따라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학칙을 개정하고 2014년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간선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했다. 당시 1순위 김사열 후보, 2순위 김상동 후보를 교육부에 추천했지만, 교육부가 임용을 거부하는 등 갈등을 빚다가 2016년 10월 2순위 후보자인 김상동 교수를 임용했다. 이후 학내외에서는 2순위 후보 임용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간선제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경북대 교수회 평의회는 2017년 11월 차기 총장 선거를 직선제로 치르기로 규정 개정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