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엽제전우회, 미국 베트남전 피해자에 마스크 1만장 보낸다

"전쟁 피해자의 연대로 정의 회복, 전쟁없는 사회로"

17:14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와 시민단체가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 피해자에게 마스크 1만장을 보내기로 했다.

14일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 새로운대구를여는사람들(새대열) 등은 마스크 1만장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재향군인의료원(The Manhattan Veterans Affairs Medical Center) 응급실에 보낸다고 밝혔다.

14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557,842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새대열 회원들이 2,650장, 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와 학생 성금 1,200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 1,000장 등 5천 장을 모았다. 이들은 우선 1차로 오는 21일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를 통해 재향군인의료원에 지정 기탁할 예정이다.

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세계평화를 위해 월남전에 목숨 걸고 싸운 전우로서 여러분에게 마스크 1만장을 보내고 싶다”며 “미국에 마스크가 많이 부족한 거로 알고 있다. 한국은 마스크 사정이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다. 태평양 건너 우리의 우정이 잘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영희 새대열 대표도 “미국에서 마스크 한 장 사는데 17,000원이 든다는 뉴스를 봤다. 우리도 코로나19로 마스크 대란을 겪었으니 아픔을 나누는 의미에서 힘을 합치기로 했다”며 “월남전 참전 당사자들과 인연이 닿아 함께 기부하기로 했다. 앞서서 새대열에서 일본에 사는 우리 동포들, 한국에 있는 미등록 외국인들에게도 마스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고엽제 피해자들을 변호해 온 최봉태 변호사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쟁 피해자들이 연대를 시작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다. 미국과 한국의 전쟁 피해자는 모두 그 사회에서 가난하고 약한 분들”이라며 “그동안 피해자의 정의가 회복되지 않고 무시당해왔기 때문에 전쟁의 비용이 너무 낮다. 전쟁 피해자에게 정의가 돌아가면 비용이 높아져서 전쟁을 조심하게 된다. 전쟁 피해자의 연대로 그들의 정의가 회복되고, 전쟁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