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을 총선 후보자들이 ‘위성 정당’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정의당 한민정(47) 후보가 “꼼수 정당”이라고 지적하자, 미래통합당 윤재옥(58) 후보는 “민주당이 더 꼼수”라고 맞섰고, 더불어민주당 허소(50) 후보는 “미래통합당에 맞선 조치”라고 반박했다.
3일 오후 2시 대구시달서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달서을 후보자 토론회’가 열렸다. 정의당 한민정 후보는 “어렵게 합의한 선거제 개혁을 미래통합당, 더불어민주당이 걷어찼다. 반칙과 꼼수를 누가 먼저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미래통합당 윤재옥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허소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윤 후보는 “20대 국회에서 가장 잘못한 게 선거법 개정”이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군소정당을 회유해서 선거법을 미끼로 했다”며 “대한민국 정치가 한 단계 앞으로 가도 시원찮은데 오히려 뒤로 퇴보시켰다. 편법과 꼼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을 보면서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지난 겨울과 같은 방식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는 건 반대 의견이다. 당시 이미 자유한국당은 선거법이 일방적으로 통과되면 취지를 무색게 할 편법을 언급했다”며 “뻔히 예견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단 통과시키고 보자는 방식의 선거법 개정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정치적 다양성을 현실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셨다. 선거제 개혁은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고, 고 노회찬 의원 필생의 정치적 과제였다”며 “거대 양당이 민의를 배신하고, 비례 의석을 도둑질해서 정당사에 유례없는 위성 정당을 만들었다. 국민 여러분, 거대 양당을 심판해 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정의당과 정치적 다양성을 확대하자는데 목표를 같이하지만,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미래통합당이 편법으로 의석수를 늘려서 문재인 정부 탄핵까지 이야기할 때도 민주당이 제안한 플랫폼 정당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신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이 편법으로 국회 1당을 가져가면, 국회의장이나 어렵게 통과시킨 공수처장 임명 등에 굉장히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함께하는 정치 개혁이 미래통합당의 발목 잡기로 좌절될 우려가 있다”며 “당장 미래통합당에 맞서는 민주진보진영의 의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저는 지금도 정의당이 더불어시민당에 결합하지 않은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탄핵 위기를 조장하면서 정의당을 비판했다”며 “다양한 정치 세력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제도가 안정적으로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 두 당이 그것이 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정의당은 ‘비례 위성 정당’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의당은 선거 때마다 민주대연합을 요구받았다. 거대한 적을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요구를 지난 몇 년간 끊임없이 받았다”며 “이제는 그 기치가 무색하다. 각자 정당이 각자의 정책을 갖고 국민에게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