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요양보호사 코로나 전수조사, 같은 일하는 간병사는 ‘검토 중’

특수고용노동자인 간병사 전수조사 대상에서 빠져
의료연대, "상급종합병원 간병사, 방역 체계 안에서 관리해야"
대구시, "간병사 근무 형태 조사 중...전수조사 여부 검토"

17:28

대구시가 요양병원 전수조사를 하면서 요양보호사도 코로나19 검사를 마쳤지만, 같은 일을 하는 간병사는 전수조사 대상에서 빠져 방역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대구지부는 지난 23일 입장서를 내고 “대구시는 요양보호사 코로나19 전수 조사에 같은 일을 하는 간병사도 포함하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앞서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자 요양병원 환자와 요양보호사들을 전수조사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와 같은 일을 하는 간병사는 전수조사 대상이 아니다. 간병사는 특수고용노동자로, 환자 수요에 따라 대학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하다가 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기도 한다.

의료연대는 대구 대학병원 5곳과 파티마병원까지 포함하면 약 1,500명 간병사가 있을 거로 추정하고 있다. 협회 등 알선 업체를 통해 환자 개인과 고용 관계를 맺는 개인사업자 형태로 정확한 규모 파악이 어렵다. 요양병원 요양보호사도 겸하기 때문에 이미 요양보호사 전수조사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받았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간병사는 규모조차 파악이 안 된다.

의료연대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후 칠곡경북대병원 환자를 돌보던 간병사 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하지만 정확한 감염 경로, 동선 등을 파악하기 쉽지 않아 방역당국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은정 의료연대대구지부 사무국장은 “칠곡경북대병원의 사례를 보더라도 개인사업자인 간병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동선을 알기 어렵다”며 “전수조사 대상자가 1만 명을 넘는데, 그중에 간병사 1,500여 명을 포함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다. 최대한 촘촘하게 관리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의료연대는 “우리는 간병사가 특수고용노동자로 비록 병원 소속 직원은 아니지만 중환자들이 밀집해 있는 상급종합병원 특성상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고 방역 체계 안으로 포함해서 관리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대구시는 요양보호사와 같은 노동으로 연결된 간병사는 검사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대구시의 행동은 물 샐 구멍을 뚫어 놓고 둑을 쌓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4일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간병사 전수조사 여부는 검토 중이다. 간병사는 숫자가 굉장히 많고, 체계적인 관리가 되지 않는다. 어떤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지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며 “병원에서 간병사에 대한 이동과 분명한 통제가 돼야 전수조사가 의미가 있다.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전체적으로 가능할지, 병원 단위로 할지 전문가들과 협의하는 단계다. 전수조사 이후 대책을 만들지 않고 전수조사만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