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총선 후 다시 오겠다…대구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감사”

15:12

보름 동안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동산병원에서 의료 자원봉사활동을 한 후 서울로 떠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구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감사드린다”며 “총선이 끝나면 대구에 다시 와서 의료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동산병원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마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소회를 밝히고 있다.

15일 오후 2시 대구 동산병원에서 의료 자원봉사활동을 마친 안철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아직 대구에 코로나19가 완전히 소멸되기 전에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며 “그렇지만 국민의당 대표로서 충실하게 선거준비를 하는 것 또한 저에게 주어진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선거가 끝나면 대구에 다시 와서 중단된 의료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며 3가지를 약속하면서 “힘들고 고통받는 현장에서 항상 국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진실만을 이야기하겠다”며 “저는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퍼지기 전부터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이 아니라, 진실이라고 말해왔다. 암울한 사실도 진실이면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과학적인 사고와 사실에 기반한 의사 결정으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며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함은 물론, 미래에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나라에 체계를 만드는 일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심할 때는 절대로 아니다. 그렇지만 상황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높은 대구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 때문이란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대구시민들은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 그리고 마스크 쓰기 등을 충실히 시행했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이 정도 수준으로 관리가 되게 한 것은 그 중심에는 대구시민 분들의 높은 시민의식이 있었다는 점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선거, 정치와 관련한 질문을 나누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 정서상 혹시나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판단에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도 안 대표는 대중교통 대신에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로 떠났다.

한편, 안 대표와 함께 의료 자원봉사활동을 했던 사공정규(동국대 의대 교수) 국민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병원 근무가 없는 주말에는 동산병원에서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대구 동산병원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마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걸어나오고 있다.

아래는 안철수 대표가 밝힌 글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놀라운 시민의식으로 전국에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계시는 대구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코로나19 최전선인 대구 동산병원에서 3월 1일부터 시작했던 보름간의 의료자원봉사활동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갑니다.

대구에 1일 확진자 수가 최대치에 달하고, 의료진도 부족했을 때 이곳에 와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노력했습니다만, 아직 대구에 코로나19가 완전히 소멸되기 전에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국민의당 당 대표로서 충실하게 선거준비를 하는 것 또한 저에게 주어진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번 4.15총선에서 최선을 다해 국민의 평가를 받겠습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들과 함께 대구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중단된 의료봉사활동을 계속하겠습니다. 대구시민 여러분께 깊은 이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께 많은 것을 배워갑니다. 보름 전 많은 의인들이 대구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희 부부도 대구에 함께하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이곳으로 왔습니다. 저는 고통과 죽음이 오가는 현장에서 함께하면서 한 줄기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용기를 잃지 않고 이겨내려는 환자들의 모습 속에서, 헌신적인 의료진과 자원봉사자의 모습 속에서, 갑자기 닥친 위기 속에서도 차분하게 어려움을 이겨내는 대구시민들의 모습 속에서,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국민들의 모습 속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전 국민이 마음을 모은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국민의 마음이 다시 여기로 모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봉사, 헌신, 통합, 공동체, 시민의식 등 오랫동안 외면되고 잊혀졌던 단어들이 다시 힘을 얻고 되살아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구시민 여러분들의 그런 모습은 제가 일과를 끝내고 병원 인근의 모텔방에 돌아와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위기 속에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은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위기 속에서 정치의 진정한 설 자리는 어디인지 숙고했습니다. 서울로 가면 증오와 배제가 아닌 통합과 희망이 중심이 되는 선거를 생각하겠습니다. 기득권 세력이 이겨 과거와 분열로 돌아가는 선거가 아니라 위험 속에서도 헌신적인 봉사를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영웅들, 우리 시민들, 그리고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선거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이번 의료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저 스스로 깨닫고 다시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저는 세 가지를 약속드리겠습니다.

첫째, 저는 힘들고 고통받는 현장에서 항상 국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 삶의 중심에는 항상 현장이 있었습니다. 의대 학생 때 의료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카이스트 교수 시절에는 청춘콘서트를 통해 수많은 학생들을 대면했고, 지난 대선 때는 뚜벅이 유세로 국민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힘을 얻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의사, 벤처기업가, 교수, 정치를 모두 관통하는 제가 살아온 제 삶의 방식입니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 저의 오랜 신념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항상 현장 속에서 문제를 찾고 문제를 풀어가겠습니다.

둘째, 저는 항상 진실만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사실을 기반으로 국민의 지혜와 협조를 구하겠습니다. 저는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퍼지기 전부터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이 아니라, 진실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암울한 사실도 진실이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로 정직의 가치, 힘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셋째, 과학적인 사고와 사실에 기반한 의사 결정으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에 나서겠습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과학적 사고와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 사실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습니다. 이번 위기로부터 우리는 많은 교훈과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함은 물론, 미래에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나라에 체계를 만드는 일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서울로 돌아간 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하겠습니다. 자가격리 중에도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선거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평가를 받고, 선거가 끝나면 바로 이곳, 대구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헌신적인 진료활동을 하고 계시는 동산병원의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 여러분, 그리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에 있는 동안 많은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눈물나게 감사한 따뜻한 말씀들, 하나하나 제 가슴 깊숙이 새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