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검찰에 고발한 조치에 대해 김부겸 국회의원(수성구갑)도 반대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고발 철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부겸 의원은 14일 자신의 SNS에 “당이 임 교수와 경향신문 편집자에 대한 고발을 철회해주시길 건의 드린다”며 “대구경북에서 선거 치르고 있는 저를 포함한 우리 당 예비후보들 한 번 도와주십시오. 보수층 공격이야 얼마든지 감내하고 제 나름대로 설득하겠지만, 젊은 중도층이 고개를 저으면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3일 중앙당 공천 면접 심사를 다녀오던 중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당의 이번 조치가 젊은 중도층의 반감을 살 것을 우려했다. 김 의원은 “평소 안면이 있는 젊은 교수님인데 동대구역에서 같이 내리던 저를 붙잡고 ‘왜 민주당이 대학교수를 고발해요?’라고 했다”며 “얼떨떨해서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경향신문’에 ‘칼럼’을 쓴 ‘교수’를 ‘민주당’이 ‘검찰에 고발’ 했다는 얘기였다. 너무 안 어울리는 단어들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는 지금 4년 전 선거보다 더 팍팍하다. 50대 중반 이상 어르신들은 저에게 가차 없이 회초리를 내리친다. 그래도 젊은 층은 악수하는 손에 힘을 넣어 주신다. 우호감의 표시다. 그런데 말은 안 한다. 보수층은 공격적이고, 중도층은 침묵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이 건은 누가 뭐라 해도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우리는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 온 정당이다. 언론 자유가 중요한 가치라고 믿는 정당”이라며 “증오에 가득 찬 독설조차도 가치의 다양성 차원에서 용인하는 게 성숙한 민주주의라는 신념으로 싸워온 정당이다. 우리 민주당이 관용하는 자세를 좀 더 갖췄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치가 점점 더 강퍅해지고 있습니다. 보수 야당은 물론이고, 일부 언론, 검찰 하나같이 둘러싼 환경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우리 당에 대한 지지율은 그리 낮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국민이 지켜주시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우리 민주당은 오로지 국민을 믿어야 합니다. 오직 웅숭깊은 마음으로 뚜벅뚜벅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게재한 임미리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과 고발 철회 요청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