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시민 500명이 평양주민 김련희(46) 씨 송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친척 방문하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병을 얻었고, 치료를 위해 한국에 왔다가 탈북 브로커에 속아 여권을 빼앗긴 채 탈북자 신세가 됐다. (관련기사=‘평양주민 김련희가 있어야 할 곳’)
김 씨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국정원에 속아서 왔으니 고향으로 보내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밀항’, ‘위조여권 발급’, ‘간첩 행세’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북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실패했다. 대한민국 생활 4년째인 김 씨는 종교·인권단체와 힘을 모아 통일부에 송환 요청마저도 거절당했다.
현재 김 씨는 대구에서 살고 있다. 공식 송환 요구를 하면서 서울을 드나드는 일이 많아져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게 됐다. 김 씨의 바람은 한 가지다. 고향 평양으로 돌아가는 것.
“곧 있으면 어머니가 칠순이고, 스물한 살 딸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땅에 인권이란 말이 존재한다면 부디 부모님, 자식이 있는 땅으로 보내주기를 호소한다”
김 씨의 딱한 사연에 대구경북지역 시민들이 힘을 모았다. ‘평양주민 김련희씨 송환을 위한 대구경북 모임’을 만들었고, 502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에 송환모임은 8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환모임은 “세계인권선언 13조 2항에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어떤 나라(자국을 포함한)에서든지 떠날 수 있으며, 또한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인권선언은 종잇조각에 불과하다”며 “김련희 씨 송환 문제는 현행법이 아니라, 인권적, 인도주의적 차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는 간경화로 어려운 투병을 하는 환자이다. 몸도 마음도 불안정하여 병은 깊어질 수도 있다”며 “우리 민족은 본의 아니게 남북으로 갈라져 고통을 안고 살고 있지만, 한민족이고 동포”라며 “모든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한 사람의 행복한 가정과 안전한 생활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송환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송환모임은 오는 10일 오후 7시 오오극장에서 김 씨 송환을 위한 토크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또, 선언에 참여한 502명이 뜻을 모아 신문 광고도 게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