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에서 국립대 총장 임용 제청 거부 사태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화두로 강연·토론 수업이 열렸다. 이날 수업에서는 국정화, 총장 공석 사태를 잣대로 현재 한국 사회가 “법치주의 국가도 아닐” 정도로 민주주의가 위태로운 상태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3일 저녁 7시, 경북대학교 인문대학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경북대네트워크’ 주최로 수업 ‘역사여, 민주주의여,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와 총장 공석 사태를 통해 바라본 위기의 민주주의’가 열렸다. 이동진 사회학과 교수, 황보영조 사학과 교수, 이문호 복현교지편집위원장 발제 후 참가 학생과의 질의·토론으로 진행됐다.
황보영조 교수는 ‘법치주의’의 의미를 강조하며 박근혜 정부의 ‘불통’을 지적했다.
황보영조 교수는 “지금은 질적 민주주의는 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면 법치주의를 들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법치주의가 ‘시민들이 법을 지켜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며 “그것은 준법이지 법치주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유승민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을 봐도 정부가 국회에 간섭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삼권분립이 안 돼 있다. 법치주의의 법 자도 모르는 일”이라며 “총장 선출을 봐도 한체대가 재선정 5번 거쳐 친박 인사가 임용됐다. 국정화도 마찬가지로 법치가 아니다. 총선과 대선에서 한 표를 행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진 교수는 독재정권의 의미를 설명하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동진 교수는 “의회와 사법부가 행정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것이 독재의 특징”이라며 “역사가 올바르면 민주주의가 되고 역사가 잘못되면 민주주의가 잘못된다. 역사가 권력을 견제하는데 다시 역사가 민주화 이전 독재사회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문호 복현교지편집위원장은 “국정화 문제에서 시민 반대가 많았는데 반대하는 시민들이 오히려 종북으로 몰리는 상황은 메카시즘, 파시즘 사회다. 국민 의견을 듣지 않아서 거리에 나오니까 불법 폭력 집회라고 한다”며 “총장 문제도 학내 상황이 쉽지 않지만 총선을 지나면서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과 발표자들은 ▲기계적 중립 ▲의도적 무관심 ▲학생의 정치적 행위와 사회적 책임 ▲총장 공석 사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방안 등을 두고 토론했다.
특히, 총장 공석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나왔다.
이문호 편집위원장은 “총선에서 국정화나 국립대 총장 사태 관련해서 유효한 대처 방안을 낼 수 있는 사람에게 표를 던지는 것도 방법”이라며 “다만 학내에서 나오는 총장 재선거 방안 원칙적으로 대학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의미에서 동조한다면 학교 구성원으로서의 주권을 스스로 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황보영조 교수는 “정부가 불통이라서 뾰족한 수가 없다. 합리적인 길을 가려는데 그걸 듣지 않는다. 패배의식이 들기 쉬운 상황”이라며 “총장 문제의 경우 추후 교수회 의장 선거 이후 교수회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화와 총장 사태가 100%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교수들도 현실에 관심 갖고 학생도 대학이 어떤 곳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선거가 다가오기 전에 적극적인 의사표시 해야 한다. 시위도 될 수 있다. 마지막 방법으로 선거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