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은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맞다고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도로공사 측이 불법파견 요소를 없앴다고 주장한 2015년 이후 입사자가 이번 판결에 다수 포함되어서 도로공사의 주장이 궁색하게 됐다.
6일 오후 1시 55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박치봉)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4,116명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정년 초과자를 제외한 이들은 한국도로공사 근로자 지위가 인정된다고 선고했다.
법원은 모두 567명에 대한 근로자 지위 확인을 인용했고, 3,302명에 대해서는 고용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노동자들이 청구한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약 1,441억 원을 인용했다.
이날 선고받은 이들 중 일부는 자회사(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서 근무 중이고 570여 명은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공사 직접 고용으로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이들은 자회사가 설립되면서 지난 6월 말, 계약 만료로 사실상 해고됐다.
앞서 지난 8월 대법원도 요금수납원 745명은 한국도로공사에 파견 근로를 제공한 것이 맞고, 용역업체가 파견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 파견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침을 이행하면서, 톨게이트 업무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직접 고용 전환을 요구하는 이들은 청소, 풀베기 등 현장지원업무에 배치했다.
또 도로공사는 반복적으로 2015년부터는 파견적인 요소를 없애고 공개경쟁 입찰로 수납업무를 적법하게 운영했다는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한국노총과 합의를 하면서 “1심 계류 중인 인원은 현재 소송을 계속 진행하여 판결 결과(1심)에 따라 조치”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소속 요금수납원 1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20분께 김천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재판 결과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부정할 수 없음을 다시금 증명한 것”이라며 “집단 해고를 둘러싼 노사 간 극단 대결에 질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도로공사가 사태를 해결할 기회이기도 하다. 공사가 끝까지 법으로 간다면 민주노총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동김해영업소에서 일했던 윤주영 씨는 “이 소송이 질 거라고 단 한 순간도 생각한 적 없다. 도로공사의 불법 파견 증거는 산처럼 쌓였다. 공사가 무의미한 소송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오늘 판결로서 우리의 투쟁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았으면 한다. 도로공사는 더이상 1심 계류자를 소송 일자별로, 담방 변호사별로 갈라치기 말고 전원 직접 고용하라”고 강조했다.
도로공사 홍보팀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아직 판결문을 받지 않아 정확한 입장을 내기 어렵다”며 “판결문을 받은 뒤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김천 본사 점거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 점거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