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구 MBC 강당에서는 ‘‘조국 정국’ 이후, 한국 사회 대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시국토론회가 열렸다. 최봉태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 정연전 전 KBS 사장,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가 발제자로 나서 검찰, 언론, 정치 세 개 분야 개혁 방안이 토론됐다.
검찰 개혁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최봉태 변호사는 “우리나라 검찰 제도는 일제시대부터 들어왔다. 처음부터 국민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 통치를 위한 수단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국민을 억압하던 검찰은 해방 이후 청산되지 않았다. 독재 권력의 주구로 수많은 간첩 사건을 조작하는 데 앞장섰다”고 검차 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조국 정국을 보면서 검찰이 괴물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괴물이 된 검찰을 민주적 절차로 통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나눠 서로 견제하도록도 해야 한다. 절대 권력은 나눠서 견제시키는 것이 부패를 막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최 변호사는 “검찰이 잘못하면 제대로 처벌한다면 공수처가 필요하겠나 싶지만, 지금 우리 제도에서 검찰 잘못을 어떻게 처벌 할 수 있나? 잘못하면 검찰도 처벌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공수처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공수처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언론 개혁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정연주 전 KBS 사장은 2010년 한겨레 신문에 게재한 ‘기자인가, 검사인가’ 칼럼 일부를 전하며 10년 전이나 현재나 다름없는 검찰-언론 유착 관계를 짚었다. 정 전 사장은 “언론의 주요 기능 중 하나로 권력 비판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이 검찰과 언론”이라며 “가장 막강하고 책임지지 않는 집단”이라고 꼬집었다.
정 전 사장은 언론 개혁의 방향을 권력 분산과 권력에 따르는 책임을 묻도록 하는 것을 꼽았다. 정 전 사장은 “디지털 혁명으로 기성 언론의 독과점은 깨져서 권력 분산 효과는 생겼다”며 “언론에 책임을 물으려면 불량품은 퇴출 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적극 나서 언론에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전 사장은 “시민들이 기업을 압박해서 광고 집행을 멈출 수 있게 하고, 나쁜 신문, 언론은 안 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실제로 망하는 언론사가 나오면 언론 스스로도 책임지는 자세로 바뀔 것”이라며 “중요한 역할은 시민 한 분, 한 분이 적극 발언하고 항의하고 필요하면 시위도 하는 적극적 참여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언론 개혁에 있어서 시민 역할을 강조했다.
정치 개혁을 주제로 나선 하승수 대표는 “지금의 정치권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회”라며 정치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 대표는 지방분권 논의가 국회에서 완전히 실종됐고, 국가 예산을 심의하는 기능을 국회가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하 대표는 “국회의원이 국가 정책에 관심이 없다. 513조 원 국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심이 없고 내 지역구 예산에만 관심 있다. 그렇게 되면 513조 예산의 큰 틀은 행정부 관료가 다 짠다”며 “그게 제대로 된 내용인지 검증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최근 MBC가 여론조사를 했는데 패스트트랙 내용을 길게 설명하고 찬성, 반대를 물으면 반대가 많았는데, 양당제와 다당제를 두고 선호도를 물으면 다당제 선호가 50%를 넘겼다. 선거제도 개혁을 하면 다당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선거제도 개혁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정치 논리로 특정 정당의 유불리 문제로 정쟁화하지만, 핵심은 표심을 얼마나 제대로 반영하느냐”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국토론회는 대구참여연대, 오마이뉴스 대구경북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 전국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가 공동 주최했고, 백수범 변호사, 양병운 전국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 의장, 채장수 경북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