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비리 사학 영남공고 문제가 국정감사에서도 다수 국회의원으로부터 지적받았다. 14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 김한표)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인천 연수구갑), 신경민(서울 영등포구을), 정의당 여영국(경남 창원시성산구) 의원이 대구교육청의 영남공고 비리 조치 미비를 지적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허선윤 영남공업교육재단 이사장과 강 교육감의 유착 의혹에 “필요하면 교육부나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하라”고 답했다. 강 교육감은 국정감사에 앞서 허선윤 영남공업교육재단 이사장에 대한 임원 취소를 처분했다.
감사장에서는 ▲강 교육감과 허 이사장 간 친분관계로 인한 봐주기 감사 의혹 ▲허 이사장 외 재단 다른 이사에 대한 조치 미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사회 정상화를 위한 임시이사 파견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
박찬대 의원은 “임원 취소 절차에서 허 이사장은 출석도 안 했다. 일각에서는 교육감과 친분관계가 있어서 봐주기 감사한다는 얘기도 있다”며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하기 위해, 의혹 발생하지 않게 분명하게 태도를 밝혀달라”고 지적했다.
신경민 의원은 “선거 때 영남공고 교사 전원이 모인 음식점에 우연히 들렀다고 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간 교사들은 우연히 가지 않았다. 이런 문제도 적당히 넘어갔다”며 “영남공고는 중세 왕국을 방불케 하는데 조치도 적당히 끝났다”고 말했다.
여영국 의원은 “2018년 (교육청) 감사 때 선거법(지방교육자치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확인 불가라고 했다. 수사 의뢰는 왜 안 했나. 여교사 술 시중 문제도,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으로 가볍게 보시나”며 “유착 관계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교육청이 조치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영국 의원은 감사장에서 교육부에 대구교육청 감사 관련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허 이사장과 유착 관계 의혹 제기에는 “필요하시면 교육부나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라”, “(친분 관계 의혹은) 일부의 오해다”, “저는 선거법 위반한 적이 없다”, “선거 기간 중에 후보는 어디든 갈 수 있다. 선거 기간에 (허선윤 이사장이) 선거 운동을 했다고 해서 유착이 있다고 할 수 없다”라며 단호하게 답했다.
강 교육감은 “학교 제반 경영에 대한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줬는데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 매우 부적절하다. 처분에 따라서 본인이 의견을 다시 제출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처분 집행 과정으로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사진에 대한 감사도 진행했지만, 이사진 비위 행위는 발견할 수 없었다. 사학재단이라 법적으로는 특별한 혐의가 없는 이사를 임의로 교체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2014년 9월 1일 취임한 허 이사장은 2018년 4월까지 영남공고 교직원들에게 특정한 노래방에 출석할 것을 부장 교사 등을 통해 묵시적으로 강요했다. 교사 5명은 주 2~3회 또는 월 2~3회 정도 이사장의 강요로 노래방에 나가 시간을 낭비하고 사생활도 침해당했다고 한다.
2014~2015년 허 이사장은 도자기 162점을 제작하면서 교원 10명 이상에게 사포질과 그림을 그리게 하는 등 부당하게 교원 인력을 동원하기도 했다. 또, 허 이사장이 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8년, 2011년 장학관을 초대한 자리에 여교사를 불러 술 시중을 들도록 한 사실이 2차례 확인됐다.
대구교육청은 허 이사장이 서면답변서에서 부인으로 일관하고 교육청 감사관의 대면조사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구교육청은 허 이사장이 학사 행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사립학교법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는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사실상 이사장직에서 해임하겠다는 뜻이다. 술 접대를 받은 장학관에 대하여는 징계 시효가 지나, 엄중 경고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또, 대구교육청은 영남공고에서 2011년부터 2018년 4월까지 특별휴가를 묵시적으로 금지하는 학교 분위기 속에서 120건의 경조사, 특별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법정일수보다 적게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