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일째 고공농성 중인 영남대의료원 노사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범시민대책위가 조정안을 내지 못한 사적조정 결과에 의료원의 책임을 요구했다.
30일 오전 11시 영남대의료원노동조합정상화를위한범시민대책위는 영남대의료원 호흡기전문질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한 해결 노력 없이 기존 입장만 반복하는 의료원을 규탄한다”며 “노조파괴, 해고 13년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9일 동안 진행된 영남대의료원 사저조정은 조정안을 내지 못하고 종료했다. 조정위원들은 노사 입장 차이가 커서 조정안을 낼 수 없지만, 앞으로 노사 대화에 중재 역할을 하기로 했다.(관련 기사 : ‘고공농성 89일’ 영남대의료원 사적조정, 조정안 못 내고 종료)
범시민대책위는 “사적조정 과정에서 여전히 기존 입장과 태도에서 한 치의 변화도 보여주지 않는 의료원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료원은 도대체 왜 사적조정을 수용하고 참석했는가. 단지 여론을 의식한 요식행위였다면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경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10여 년 만에 노사 공식적인 대화가 이루어진 자리였다. 드디어 저 고통스러운 끝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었다”며 “하지만 책임지려 하지 않는 의료원의 비겁함을 다시 봤다. 추위가 오기 전에 해결하고자 했던 것이 추위에 맞서는 투쟁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의료원은 대단히 힘든 결단을 한 것처럼 사적조정을 수용했다고 의료원 내 통신망을 통해 홍보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의료원은 책임 있는 안을 내지 않았다”며 “의료원이 먼저 13년 전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을 질 때 해고자 복직 문제는 순리대로 풀릴 거다. 지난 석 달동안 많이 인내했다. 이제 민주노총은 전국적 투쟁으로 두 해고노동자가 무사히 땅으로 내려오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3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주최하는 ‘영남권으로 떠나는 9차 작은 희망버스’가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다. 또, 고공농성 100일을 맞는 오는 10월 8일 민주노총은 영남대의료원 앞 네거리에서 ‘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 영남권 노동자 대회’를 열고, 의료원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지난 7월 1일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58, 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송영숙(42, 현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해고자 원직 복직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노동조합 원상회복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해고 문제가 불거진 2007년 창조컨설팅 심종두 노무사가 의료원 측 자문을 맡았다. 심종두 노무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관련 기사=왜 고공에 올랐나…‘노조파괴’ 창조컨설팅 성과였던 영남대의료원(‘19.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