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대법원 승소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정규직 전환 교육을 시작한 가운데 김천 본사와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고공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 47명이 ‘1,500명 전원 수납 업무로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교육 불참을 선언했다.
23일 한국도로공사는 경기도 화성시 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직접 고용 인사 발령을 위한 교육을 시작했다. 이날 교육에는 328명(12시 기준)이 참가했다. 지난 19일 기준 직접 고용을 원한다고 응답한 194명에 더해, 응답하지 않은 이들도 일부 참석했다.
앞서 지난 19일 공사는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은 요금 수납원 499명에게 직접 고용(환경 정비 업무 등) 또는 자회사 전환(기존 업무) 여부를 최종 확인했다. 499명 중 262명이 응답했고, 자회사 근무는 50명, 직접 고용은 194명, 근무 의사 없음은 19명이었다. 공사는 응답하지 않은 237명도 직접 고용 의사를 표시한 거로 파악했다.(관련 기사 : 도로공사, 농성 노동자 요구 배제하고 430명만 직접고용 강행)
공사는 이날 교육을 시작으로 4주 후 현장 배치를 할 예정이다. 공사 영업처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응답하지 않은 분들도 오늘 교육에 참여했다. 직접 고용 의사는 없지만 날 교육이니 들어보러 오셨을 수도 있다”며 “최종 직접 고용 인원은 4주 후 교육이 끝난 뒤 확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사의 기본 전환 원칙은 변함이 없으나, 지금 농성하고 계신 분들과 절충점을 찾을 수 있기를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은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조합원 47명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1,500명 일괄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승소자만 대상으로 한 선별적, 일방적 교육 소집을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500명 모두 직접 고용하는 것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도로공사의 의무이고 법적 채무”라며 “대법 판결 당사자는 마지못해 직접 고용하지만 남은 노동자들은 끝까지 소송으로 가겠다는 거다. 1,500명을 갈라치기 해 대법 판결자와 하급심 계류자를 분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공공기관의 만행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강래 사장은 승소 판결받은 노동자와 단 한 번의 사전협의 없이 교육일정을 강행했다. 업무배치 또한 기존 요금 수납 업무는 완전히 배재하고 도로 청소, 환경정비 등 업무로 한정해 강행하고 있다”며 “오늘 공사의 일방적 교육 소집에 불참을 선언하는 우리의 결정은 너무나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 20일 호소문을 내고 “톨게이트 노동자의 너무나도 정당한 직접 고용 요구와 투쟁에 불법을 저지른 것은 문재인 정부와 도로공사”라며 “우리 대의원들이 선봉에서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은 민주노총 전 조직의 투쟁임을 선언하자”고 밝혔다.
지난 9일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250여 명은 도로공사 건물 2층 로비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건물 밖에서도 조합원 150명와 연대단체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공공연대노조 도로공사엽업소지회, 인천일반노조 톨게이트지부, 경남일반노조 톨게이트지회, 공공노련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노조 등 민주노총, 한국노총 산하 5개 노조 소속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침(2017.7)에 따른 1단계 전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