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백화점 영남공고”···재단 해체·임원 취소 요구 제기

"교육청 감사 신뢰도 없어···수사기관이 철저히 수사해야"

18:54

여교사 술 시중 강요, 임신포기각서 등 영남공업고등학교의 각종 ‘갑질’ 문제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학교 재단을 해체하고 재단 임원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22일 오전 10시, 대구시 수성구 영남공고 정문 앞에서 ‘영남공고 정상화, 영남공업교육재단 사회 환원 촉구를 위한 대구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대위는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26개 지역 정당·노조·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22일 오전 10시, 영남공고 정문 앞에서 영남공고 재단 이사장 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영남공고 ‘갑질’ 문제가 오랜 기간 대구교육청의 방기 속에서 심화됐다면서, 교육청 자체 감사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이들은 “임신포기각서, 교사 연애 금지, 임신 출산 방해, 교사 노래방 동원, 교사 왕따, 특정 식당에 세금 몰아주기, 성적 조장, 술 시중, 채용 비리. 영남공고는 사학 범죄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사장, 교장을 통해 학생은 물론 교사조차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온갖 비리가 일상화된 학교인데 교육청은 ‘사립이라서 제재할 방법이 없다’라고만 해 학생, 교사, 학부모가 고통스럽다”라며 “재단 임원 승인을 취소하고 영남공업교육재단을 해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허선윤 이사장이 학교에 있는 한 영남공고 정상화는 어렵다”라며 “토호의 악행이 무섭다. 학생과 교사들에게 사죄하고 물러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조성일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교육청의 책임이 무겁다. 부실 감사 책임자도 규명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남은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표는 “이런 학교에서는 학생, 교사 인권도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사학이 왕국처럼 된 것에는 교육청의 책임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교육청은 지난 5월 영남공고 감사 후 운동부 학생 성적 조작 의혹 등의 책임자 11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또한, 현재 술 시중 강요 등 의혹이 제기되면서 추가 감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