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12일 영남대의료원 노사, ‘제3자 중재’ 합의

영민협, 영남학원 이사장과 면담 가져

21:27

12일, 해고노동자 고공농성이 12일째 접어든 영남대의료원 노사가 ‘제3자 중재’를 통해 문제를 풀기로 했다. ‘영남학원민주화단체협의회(영민협)’도 한재숙 영남학원 이사장과 비공개 면담을 하고 사태 해결에 나섰다.

앞서 대구고용노동청은 사적 조정을 제안했다. 사적 조정은 노동관계 당사자가 합의에 따라 노동위원회 이외에 다른 조정에 의하여 노동쟁의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 노사가 합의한 ‘제3자 중재’는 법적 조정은 아니지만, 노사가 합의한 제3자를 선임해 논의하는 방식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한재숙 영남학원 이사장과 이승렬 영민협 상임대표(영남대 교수회 의장), 김진규 영민협 공동대표(영남이공대 교수협의회 의장)은 4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했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후 영남학원 이사장과 면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민협은 이날 ▲해고자 복직 ▲노조 기획 탄압 진상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승렬 상임대표는 “13년 동안 두 노동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방치하면 미래지향적인 학교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사장님이 정무적인 결정을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답변은 없었지만, 이야기를 경청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한 이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부드럽게 잘 이야기했다”고만 답했다.

▲이사장실로 들어가는 한재숙 이사장

지난 1일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58, 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송영숙(42, 현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노동조합 원상회복 ▲해고자 원직복직 ▲영남학원 민주화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70m 높이의 영남대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옥상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관련 기사 :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2명 고공농성, “복직·노조 정상화”)

보건의료노동조합 영남대의료원지부는 지난 2006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3일 부분 파업을 벌인 후, 노조 간부 10명이 해고됐다. 조합원 800여 명이 동시에 노조를 탈퇴하면서 노조는 와해됐다.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노조 파괴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고, 2010년 해고자 7명은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고 복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박문진, 송영숙 등 3명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