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시 주최, 대구시민센터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19년에는 20개 단체와 20명의 청년이 만나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스민>은 대구시민센터가 진행한 청년NGO 활동가 인터뷰를 매주 수요일 싣습니다. 이 글은 ‘청년NGO활동가확산사업’ 블로그(http://dgbingo.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취직보다 정확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가기 위해 여러 경험을 하고 싶다. 지금도 그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청년활동가의 눈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더 넓어진 길 위를 걷고 있는 박정연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소개를 부탁드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3월부터 8개월 동안 활동할 청년NGO활동가 박정연이다.
단체에서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가?
=상근자가 3명 있는데, 업무영역이 모두 다르다. 3월 한 달 동안 3명의 업무를 겪어보고 집중하고 싶은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4월부터 모금기획, 공원일몰제 관련 모니터링, 지구의 날 행사, 미세먼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른 한 분이 환경교육센터를 추진하고 있는데, 설립하기 전에 환경교육과 관련된 자료를 모으고 블로그를 운영하려고 한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교육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소식지를 회원에게 우편으로 보냈다. 그런데 이제 우편으로 보내지 않고 웹으로 보내기로 했는데, 연세가 있는 분들에게 어떻게 드려야 소식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청년NGO활동확산사업에 참여하기 전엔 어떤 활동을 했는가?
=조경학과를 전공해서 관련된 대외활동을 많이 했다. 서울정원박람회 서포터즈, 안산시 국민디자인단을 했다. 시민들에게 조경과 정원 문화의 중요성과 도시에 공원이 왜 필요한지, 집 앞의 작은 화단이 왜 소중한지를 알릴 기회여서 좋았다. 이로 인해서 ‘서울, 꽃으로 피다’ 표창장을 받기도 했었다.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 SNS, 카드뉴스, 영상, 이벤트 등 기획했었다. 통합놀이터라는 이슈도 있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턱없는 놀이터인데, 휠체어를 탄 아이도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 도시의 모든 공간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도시엔 턱이 너무 많다. 통합놀이터를 추진하고 있는 워크숍에 들어가서 교육을 들었는데,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다. 장애인을 위한 놀이터라고 생각했는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러한 활동이 의미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NGO활동가로 지원했다.
이전의 활동이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과 연결되는 것 같다.
=그렇다. 스티브 잡스는 학교를 자퇴하고 난 뒤, 엉뚱하게도 폰트와 관련된 수업을 들었고 이때 배웠던 서체 디자인이 아이폰 디자인에 큰 역할을 해냈다고 한다. 그때 배웠던 서체디자인이 사람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큰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티브 잡스는 “모든 경험은 연결된다”라는 말을 했다. 전공과 상관없는 엉뚱한 경험을 하더라도 그 경험이 나중엔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마치 강연을 듣는 것 같다.(웃음) 청년NGO활동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사회적 가치를 위한 일에 관심이 생겼다.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인 NGO활동도 경험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다. 환경에 원래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해보고 싶었다. 사회적 이슈를 접하고 나의 전공과 접목해보고 싶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어떤 단체인가?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모니터링을 하고 부적합한 일에 대해서 대응하기도 하고 시민들에게 공론화해서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단체다.
단체의 분위기는 어떤가?
=대체로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 달성습지 전문가, 미세먼지 전문가, 에너지 전문가가 있다. 각자 활동이 많아서 바쁘고, 열정이 넘치고 진심이 담긴 활동을 하시는 것 같다. 서로가 바쁜 만큼 활발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부분이 조금은 아쉽다.
환경운동연합에서 박정연 활동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기존 활동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 기본적인 나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는 소통의 매개체, 촉진제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활동한 내용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시민들에게 친근한 메시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민에게 알리는 매개체, 그리고 활동가들 사이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어떤 것들을 배우는가?
=개인적으로 나의 의견을 부드럽게 전달하고, 나의 입장을 어떻게 표명할지에 대해서 배운다. 단체에서 캠페인이나 교육을 많이 하는데, 환경단체의 역할은 무엇인지,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환경 이슈가 어떤 맥락으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
=공원일몰제 간담회를 하면서 수성구 구의원들이 특위를 구축했던 것, 영풍 석포제련소 기금에 대한 회의, 지역에너지전환 컨퍼런스, 환경운동컨퍼런스 파타고니아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 중 지역에너지전환 컨퍼런스, 환경운동컨퍼런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다.
먼저 접한 활동이 지역에너지전환 컨퍼런스였다. 5시간 정도 강의를 들었는데, 한 사회적 기업이 인상 깊었다. 에너지를 전환해야 하는데, 지금까진 공급자의 입장에서만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 기업은 빅데이터를 근거로 공급자 관점이 아닌 소비자 관점에서 에너지 전환 시스템을 운영하고 소비자에게 에너지를 절약한 만큼 보상해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환경운동컨퍼런스에서 강의도 기억에 남는다. ‘구글에서 단체명을 입력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가 시민들이 보는 이미지일 것이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단체명을 입력해보니 피켓을 들고 있고, 항상 화난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이미지를 어떻게 바꿔야 시민들에게 스며들 듯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에 참여하면서 변화된 점이 있는가?
=보는 시야가 많이 바뀐 것 같다. 사회 이슈를 보니까 하나의 이슈가 여러 이슈와 연관이 있었다. 뉴스를 좀 더 자주 봐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기사를 볼 때에도 기존의 프레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긴 것 같다. 시민으로서 환경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8개월 활동 후에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계획하고 있는 것이 아직 없다. 취직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취직보다 정확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가기 위해서 여러 경험을 하고 싶다. 지금도 그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활동 각오가 있다면?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땅’ 하고 같이 출발했을지는 몰라도 종착지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