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대구교육감 2심서 벌금 80만 원…교육감직 유지

검찰, “모두 유죄 선고...상고 대상 아니다”

16:10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2심에서는 당선무효형이 아닌 벌금 80만 원을 받았다. 검찰은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어, 강 교육감은 직을 유지하게 됐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13일 오후 2시 30분, 벌금 80만 원 선고 이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13일 오후 2시 30분 대구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연우)는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은희 교육감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하며 “원심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원심을 파기한다”라고 밝혔다. 강 교육감이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원 경력을 표시한 점을 지방교육자치법 위반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할 만큼 죄가 무겁지 않다는 것이다.

김연우 부장판사는 “과거 정당 경력이 있는 (교육감) 후보자가 이러한 경력이 없는 후보자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라는 입법 취지도 훼손됐다”라면서도 “피고인의 당원 경력이 광범위하게 보도돼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당원 경력 표시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선관위 직원조차 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인지 당시에 알지 못했을 정도였다”라며 “선관위도 경력신고서를 제출 받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전체 구민에게 경력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강 교육감이 1심과 달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나선 것 외에는 달라진 사항이 없다며 원심과 같은 벌금 200만 원을 구형했다. 강 교육감은 1심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지만, 2심에서는 선거 운동 당시 선거 공보물과 선거사무소 등에 정당 경력 표기한 것을 몰랐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1심 재판부인 대구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손현찬)는 지난 2월13일 강 교육감에게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강 교육감은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심려 끼쳐 죄송하다. 재판부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라며 “앞으로 대구교육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판결 이후에 교육 관련 단체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판사가 심혈을 기울여 교육감 직을 지키기 위한 근거를 만들었다. 사법 적폐에 분노한다”라며 “강 교육감 변호인단에 전관 변호사가 포함됐다. 그 중에는 판사와 같은 재판부에 있었던 변호사도 있다. 전관예우를 통한 유전무죄 판결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구상 대구교육지키기시민연합 상임대표는 “만족스러운 결과다. 지금까지 교육감이 구상한 정책을 소신있게 펼쳐달라”라고 말했다.

검찰·강은희 교육감 측이 상고하지 않으면 2심 판결이 확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모두 유죄가 선고되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383조가 규정하는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아 상고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교육감 후보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받고 있음을 표방해서도, 당원 경력을 표시해서도 안 된다. 지난해 4월 26일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교육감 예비후보이던 강 교육감은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새누리당)’이 적힌 선거홍보물 10만여 부를 선관위에 제출했다. 선관위는 문제 삼지 않고 유권자에게 배포토록 했다. 또, 강 교육감은 선거사무소 벽보에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이력을 선거일 전까지 게시했다.